[박영신의 와인사랑 2] 조지아의 엠버와인 = "와인 속의 시간여행: 수천 년의 역사와 들꽃 향기가 선사하는 순간들"
[박영신의 와인사랑 2] 조지아의 엠버와인 = "와인 속의 시간여행: 수천 년의 역사와 들꽃 향기가 선사하는 순간들"
  • 박영신
  • 승인 2023.10.11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상의 끝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잠시 시간의 한 조각을 훔쳐와 자전거 페달을 시처럼 리듬있게 밟았다. 매일 자전거와의 산책은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세상의 품에 빠져들게 해준다. 그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소홀히 했던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다시 찾게 된다. 자전거 아래 펼쳐진 풍경에서 들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학창 시절 문학의 심연으로 빠지고 싶었던 내 마음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년 4월 7일 ~ 1850년 4월 23일)의 "I Wandered Lonely as a Cloud"를 떠올리며 그 미묘한 감정을 흥얼거렸다.

"산골짜기와 언덕 위 높은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한 무리 모여 있는 황금 수선화. 호숫가 옆, 수목들 아래로 미풍에 나부끼며 춤을 추었네~."

자전거 바퀴가 도는 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들꽃 향연 속을 지나가며, 최근 즐겼던 앰버 와인의 맛이 떠올랐다. 그 순간,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녁 바람을 타며 내 마음은 수천 년 전의 조지아로 순간이동한다. 거기에서는 고요한 성곽이 그림자를 드리우며, 포도잎들이 가을 햇살 속에서 은은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대 조지아인들이 바라본 풍경이 지금 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와인 발상지인 조지아 와인의 역사를 살펴보자!

조지아는 세계에서 와인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와인문화는 약 8,000년의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조지아는 '크베브리(Qvevri)'라는 특별한 점토 항아리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데 그 명성을 얻었다. 마침내 2013년에는 조지아의 전통적인 크베브리 와인 제조법이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오르게 되었다.

크베브리((Qvevri) 방식으로 생산되는 앰버와인(Amber Wine)이란?

조지아의 와인산지는 아홉 곳이다. 동부지역의 카헤티(Kakheti), 수도인 트빌리시 주면의 카르틀리(Kartli), 서쪽의 이메레티(Imereti)가 그중에서 대표적인 산지이다. 특히 카헤티는 조지아 와인 전체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최고의 와인산지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양조법을 살펴보려고 한다.

조지아의 전통적인 크베브리((Qvevri) 방식으로 생산되는 앰버와인(Amber Wine)은 오랜역사와 전통을 지니며, 오랜 시간 동안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그 가치를 지키고 있다.

조지아 사람들은 오랜 시간 동안 흙으로 만든 크베브리 속에서 와인을 발효와 숙성시켜왔다.

➤사진제공: Traditsiuli

크베브리(Qvevri) 점토 항아리를 이용한 전통 양조법은 단순히 와인을 만드는 방식을 넘어선 조지아의 심장부를 투영하는 예술이다. 그 고유한 특징과 깊은 전통이 조지아 사회의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 땅의 향기와 풍경, 그리고 그들의 와인 양조 문화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자부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크베브리(Qvevri) 양조법은 조지아 사람들에게 단순한 양조 방식을 넘어, 그들의 문화와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이 방식으로 제조된 엠버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그 특별함과 깊은 풍미를 인정받아 왔다.

엠버와인(Amber Wine)은 단순히 와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조지아의 역사, 전통, 그리고 그 땅의 자연과 사람들의 열정을 담은 시간의 증거이다. 이 와인 속에서 풍기는 향기와 맛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조지아의 깊은 뿌리와 잔잔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 크베브리(Qvevri) 모형: 조지아의 실제 점토 항아리는 그 크기와 모양 색상이 조금씩 다르다.
➤ 크베브리(Qvevri) 모형: 조지아의 실제 점토 항아리는 그 크기와 모양 색상이 조금씩 다르다.

 카헤티는 어떤 기후와 지형의 특징이 있나?

카헤티(Kakheti)는 조지아의 동부에 위치하며, 조지아 와인 생산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카헤티 지역은 대륙성 기후를 갖는다. 이는 여름이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비교적 차가운 편임을 의미한다. 이 지역의 기후는 포도 재배에 이상적이며, 일조량이 풍부하고 여름 동안의 온도는 포도 성장에 필요한 따뜻함을 제공한다. 카헤티(Kakheti)는 알라잔니 평원과 그리고 고란리, 게그마 가르간지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형의 이런 특성은 포도밭을 보호하며, 와인의 특별한 미각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산맥으로 인한 자연적인 보호는 바람과 기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며, 평원 지역의 토양은 포도의 성장에 이상적이다.

카헤티(Kakheti)의 이러한 기후와 지형 특성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독특한 향미와 풍미를 만들어낸다.

추천 와인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것에 주저함 없는 필자로서, 조지아의 전통 방식을 지켜온 Traditsiuli 와인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Traditsiuli Khikhvi Amber Dry Wine(트라디찌울리 키크비 엠버 드라이 와인: 엠버와인 /포도품종:Khikhvi(히흐비)/지역: 조지아/ 와이너리(생산자): 트라디찌울리(Traditsiuli) / 알코올12.5%/ 용량 750ml / 수입사: 미정

➤ 트라디찌울리(Traditsiuli) 히흐비(Khikhvi) 엠버 드라이 와인(Amber Dry Wine): 비건(Vegan), 엠버와인(Amber Wine)이다.
➤ 트라디찌울리(Traditsiuli) 히흐비(Khikhvi) 엠버 드라이 와인(Amber Dry Wine): 비건(Vegan), 엠버와인(Amber Wine)이다.

 ✔ 와인 품종 이야기

조지아는 오랜 역사를 가진 수많은 고유의 포도 품종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히흐비(Khikhvi)"는 조지아의 대표적인 품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조지아 동부지역에서 재배된다. 중간 크기의 황금색 화이트 포도로, 껍질이 얇고 과육이 풍부하다. 전통 양조방식으로 숙성 될 경우 더 짙은 색상을 가질 수 있다.

향미는 꽃향기와 과일의 달콤한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특히 사과, 배, 복숭아와 같은 화이트 프룻의 뉘앙스를 감지할 수 있다. 맛은 중간 정도의 산도를 가지며, 달콤한 후감이 남는다.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된 경우, 그 특유의 복합성과 탄닌의 밸런스가 더욱 돋보이는 풍미를 느끼게 된다.

히흐비(Khikhvi)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와인의 향미를 탄생시킬 뿐 아니라, 다른 품종과의 블렌딩에도 자주 사용된다. 이 엠버와인(Amber Wine)은 보통의 화이트 와인에 비해 6배가 많은 항산화제(antioxidant)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으로 심장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에서도 여전히 자주 거론되고 있다.

조지아의 토양과 기후 조건은 포도의 성장에 이상적이며, 이로 인해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히흐비(Khikhvi) 와인도 그 지역의 토양과 기후의 영향을 받아 특별한 특성을 지니게 된다.


■박영신 필자 소개

경희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조리외식경영학 박사 수료를 하였다. 여러 국내 와인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다년간의 와인전문숍, 와인전문바를 운영하며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또한 다양한 와인스쿨에서 강의를 진행하였다. 식음료와 교육 분야에서도 다수의 전문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과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와인 문화의 깊이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