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신의 와인사랑]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동물보호’와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비건와인’에 주목하라
[박영신의 와인사랑]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동물보호’와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비건와인’에 주목하라
  • 박영신
  • 승인 2023.09.2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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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식주의는 인류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약 2,000년 전부터 그 존재가 기록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비건(vegan)'이라는 용어는 상대적으로 최근 개념으로, 20세기 중반에 영국 비건협회(The Vegan Society)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이 용어는 동물성 식품의 일부나 전체를 섭취하지 않는 식생활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다.

근래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 흐름에 따라 외식·관광 분야에서도 비건에 대한 연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밟고 있는 박사과정에서 첫 논문 연구주제의 일부이기도 했고, 국내에서 최초로 다루었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비건와인’에 대한 이야기로 칼럼의 시작을 장식하고 싶다.

요즘 들어 동물의 보호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와 가축의 환경 오염 문제로 인해 채식주의와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다. 일상에서 환경을 중심으로 한 소비와 채식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비거니즘(veganism)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그것을 실천하는 비건(vegan)에 대한 이야기도 미디어에서 빈번히 소개되어,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 되었다.

그렇다면 비건와인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건이라는 용어에 마주하면, 대다수는 채식과 과일을 먼저 떠올린다.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도 자연스레 비건으로 분류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년, 나는 국내 최초로 비건와인에 관한 소논문을 준비하며, 이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을 받았다. "와인은 결국 포도, 즉 과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라는, 처음에는 당연해 보이는 질문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비건와인은 몇 년 전 MZ 세대 사이에서 핫한 트랜드가 되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앞다투어 소개했던 내추럴와인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포도의 재배에서 발효, 숙성과 함께 모든 생산 과정에 걸쳐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건강에 유익함을 추구하는 점은 같으나, 비건와인은 모든 포도의 재배 과정과 와인의 양조 과정에서 동물성 개입이나 동물성 원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든 것을 의미하고 있다. 

비건와인 인증마크 확인 방법이 있나?

와인을 선택하며 병 뒷면의 라벨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VEGAN(비건)’의 인증 표식이 눈에 들어온다. 국가마다 그 표식의 형태나 위치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두 'Vegan'이라는 영문으로 통일되어 표기되어 있다.

➤비건와인은 와인병의 뒷면의 라벨을 살펴보면, VEGAN(비건) 인증마크가 눈에 들어온다. 국가별로 인증마크와 붙여진 위치는 다르긴 하지만 'Vegan'이라는 영어로 표기된다.
➤비건와인은 와인병의 뒷면의 라벨을 살펴보면, VEGAN(비건) 인증마크가 눈에 들어온다. 국가별로 인증마크와 붙여진 위치는 다르긴 하지만 'Vegan'이라는 영어로 표기된다.

 비건와인은 맛이 없다는 편견들을 가지고 있다면? 

지난 몇 년간 접한 많은 비건와인 중 일부 와인들은 그 뛰어난 가성비와 독특한 맛으로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비건 와인의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소폭의 차이를 보일 수 있지만, 그 가치는 눈에 띄게 명확하다. 전통적인 레드나 화이트 와인과는 다르게, 필자는 비건 와인을 접할 때 독특한 감각으로 다가간다. 무더운 여름날, 차가운 비건 와인 한 잔의 시원함은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쾌락을 선사한다. 와인 셀러는 모든 집에 있지 않아도 된다. 냉장고에 와인병을 잠시 두어 시원하게 한 후에 마시면, 여름의 타오르는 더위도 잠시 잊게 만든다. 시간이 촉박할 때, 나만의 여름 팁을 공유하자면, 얼음과 함께 와인을 즐기면 그 시원함은 두 배! 하지만 요즘과 같은 서늘한 계절에는 굳이 칠링 없이도 와인의 본래 맛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주변에 흐르는 작은 개울이나 강이 있다면, 흐르는 물의 소리와 함께 와인을 한 잔 즐기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모든 걱정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추천 와인 ( 와인의 가격은 각 판매점마다 상이하여 공개하지 않는다.)


I am Mrlot(아이엠 메를로): 비건 레드 / 포도품종: 메를로 100% / 지역: 루마니아 / 와이너리(생산자): 크라멜레 레카쉬(Cramele Recas) / 알코올 13.0% / 용량 750ml / 수입사: 비니더스코리아

➤비건와인 아이엠 멜를로
➤비건와인 아이엠 멜를로

 

Tasting note :

수확된 포도는 5°C에서 2일간의 침용을 거친 뒤, 27°C에서 3주 동안 섬세한 발효 과정을 거치며 초기 풍미를 강조한다. 프렌치 오크통에서의 3개월 숙성은 그에 깊이와 복합성을 더해준다. 코를 스칠 때 먼저 느껴지는 허브의 스파이시한 노트는 입 안에서 농축된 과실의 중후한 풍미로 이어진다. 중간 팔레트에서는 부드러운 탄닌이 느껴지며, 마지막의 피니시에서는 블랙베리의 깊은 여운과 바닐라 및 제비꽃의 세련된 부케가 우아하게 마무리된다.
 

Food Pairing :

이 와인은 그 특징적인 풍미와 아로마로 다양한 비건 음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비 오는 날에 따뜻하게 즐긴 김치전이나 버섯 잡채와의 조합은 이 와인의 깊은 여운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며, 완벽한 매칭을 선사한다.

 

 

* AMBER Natural Wine(앰버 내추럴 와인): 비건 화이트 / 포도품종: Feteasca Alba(페테아스카 알바) 42%, Chardonnay(샤도네이) 35%, Tamaioasa Romaneasca(타마이오아사 로마네아스카) 14%, Sauvignon Blanc(쇼비뇽블랑) 9% / 지역: 루마니아 / 와이너리(생산자): 크라멜레 레카쉬(Cramele Recas)/ 알코올 12.5% / 용량 750ml / 수입사: 비니더스코리아

➤비건와인이자 내추럴 와인인 엠버 내추럴와인
➤비건와인 겸
내추럴 와인 엠버 내추럴와인

 

Tasting note :

이 와인은 햇살을 받은 황금의 광채와 미세한 오렌지 뉘앙스가 섬세하게 결합하여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다. 아로마가 고요하게 퍼져 첫 느낌을 선사한다. 그리고 서양배의 상쾌한 향기와 깊은 바닐라의 향이 서로 어우러져 완벽한 향기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한 모금을 즐길 때마다 미묘하게 이어지는 뒷맛은 와인의 깊은 복합성을 부각시키며, 친환경적 제조 접근법은 이 와인의 섬세한 뉘앙스를 탄생시키며, 그 과정이 곧 와인의 독특한 맛의 근본을 형성한다.


Food Pairing :

다양한 야채부침개와의 조화가 뛰어나며, 특히 부추, 양파, 당근을 기본으로 한 부침개와, 바삭한 감자와 가지 튀김이 이 와인의 매력을 완성시킨다.

✔ 와인 품종 이야기

 루마니아의 독특한 현지 포도 품종은 우리에게 익숙한 샤르도네나 쇼비뇽블랑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와인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호기심을 제공한다.
대다수가 친숙하게 접하는 샤르도네와 쇼비뇽블랑은 1700년대 프랑스의 원산지를 지닌 국제품종으로 그 특성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쇼비뇽블랑은 그 높은 산도와 싱그러운 시트러스, 야채, 허브의 아로마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샤르도네는 양조 기법과 지역 특성에 따라 오크 숙성 여부에 따른 미묘한 풍미 차이를 보여준다.

반면, 루마니아의 품종에서는 Feteasca Alba(페테아스카 알바)가 주목받을 만하다. 이 동유럽의 전통적인 화이트 품종은 그 특별한 복숭아 향으로 뮈스캇과의 유사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Tamaioasa Romaneasca(타마이오아사 로마네아스카)는 루마니아의 깊은 역사를 지닌 뮈스카텔 계열 포도로, 탄탄한 열대과일의 아로마로 와인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참조: 아래 주저자 박영신의 비건와인 관련 소논문에서 일부 참조.
1. 비건식품 소비가치가 비건와인 태도 및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와인관여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2. 채식동기가 비건와인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계획된 행동이론을 중심으로.

필자소개  박영신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의 와인 소믈리에 전공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조리외식경영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박사 논문을 작성 중이다. 여러 와인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였으며, 수년 동안 와인 숍, 와인 전문바, 그리고 와인스쿨 운영 경험을 쌓았다. 더불어 식음료와 교육 분야의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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