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뉴 미디어 아트(New Media Art)와 춤의 조화, 본(本)댄스컴퍼니 '기억의 파편' 공연 마친 최원선
[인터뷰]뉴 미디어 아트(New Media Art)와 춤의 조화, 본(本)댄스컴퍼니 '기억의 파편' 공연 마친 최원선
  • 최세영 기자
  • 승인 2020.11.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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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파편>은 2020년 올해로 23회를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시댄스)의 국내 참여작으로 지난 8일 저녁 8시부터 9일 저녁 8시 까지 24시간 동안 네이버TV, Yutube를 통해 온라인 스트리밍되어 관객과 만났다.

최원선본(本)댄스컴퍼니의 작품 <기억의 파편>은 인간의 삶과 기억 그리고 고통, 죽음과 연관된 주제들을 토대로 인간의 감정과 인식들이 동작이나 움직임으로 어떻게 나타날 수 있으며, 기술이 이러한 표현들을 더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 탐구한 작품이다. 안무가는 시대성을 반영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을 시도를 통해 무대에서 무용수의 몸과 협업하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Art)와 키넥트(Kinect)를 사용한 뉴 미디어 아트(New Media Art)와 춤 예술표현을 연결시켰다. 이 작품은 2019년 초연 당시 다년간 기술과 무용의 융합을 고민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기술적 창의’ 실현의 세련된 본보기라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이로 안무가 최원선은 독특하고 뚜렷한 작가정신을 인정받아 2019 PAF 춤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실험적 시도를 서슴지 않는 안무가 최원선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원선 본 댄스컴퍼니 대표
최원선 본 댄스컴퍼니 대표

Q. <기억의 파편>의 시작점은 무엇이고,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치유의 의식이 되는 춤

‘기억의 파편’은 여러 해에 걸쳐 발표되었던 ‘나비계곡’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입니다. 심리치료사 데보라 킹의 저서에서 상처의 기억이 육체에 각인된 트라우마 환자들의 임상치료 사례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상처의 모습들을 무대 위에 쏟아놓는 이 순간이 관객에게는 춤과 예술경험으로 치유되는 하나의 의식처럼 다가가길 바라며 준비했습니다.

- <기억의 파편>을 통해 상처 마주하고 극복하는 춤의 풀이

“<기억의 파편>은 우리들과 언제나 어쩔 수 없이 함께하는 상처와 치유에 관한 내용입니다. 현재에도 상처를 받고 마음을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관계들로 얽혀있는 사회, 그 속에서 의도치 않게 혹은 의도로 서로가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고. 고통 속에 몸부림치면서도 괜찮은 척 위장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속은 곯아 터져도 돌볼 겨를조차 없이 오늘을 살아내야 하고 또 내일을 향해 힘을 추슬러야 하는 자신을 바로 보고 보듬어 안아 ‘괜찮다 괜찮다’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잘 살았다’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어 마음이 상처를 쓰다듬고 남은 삶을 더욱 기쁘게 살아낼 용기를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으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기억의 파편> 작품 창작의 주요 요소들은 무엇인가.

2006년 창단이후 현시대의 춤 창작을 기본으로 다양한 방법들로 표현성을 확대해가며 제가 할 수 있는 예술표현의 가능성을 타진해왔던 것 같습니다. 국악 라이브 연주와 협업, 영화기법을 이용한 영상과의 작업, 물, 페인트와 캔버스 등의 특수 무대장치를 이용한 움직임의 형상화, 타민족 음악과 한국 전통춤의 만남, 장소 맞춤형 연출과 공간 재구성, 무대 장치물의 다변화와 프로젝션 맵핑을 활용한 시각화 등. 그리고 현시대,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하고 있는 사회에서 무용가로써 미래지향적 예술의 방향과 변화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진화된 기술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예술적 표현이 어떻게 기술과 융화되어 진정 감동을 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집중하여 만든 작품이 <기억의 파편>입니다.

이 작품의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art)와 키넥틱아트(Kinetic-art)를 실시간 이미지를 연동시켜 무대에 반영하였고, 미디어 아트(Media-art)를 이용한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가상성을 추가한 몰입감을 극대화 시키려 의도하였습니다. 이렇게 구현된 이미지들은 실제 무대에서 인간의 움직임 및 무대장치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제가 의도한 작품의 즉시성과 현장성을 효율적으로 잘 살려냈다고 봅니다.

Q. 이 작품의 창작시 어려웠던 점은?

기술융합 무용창작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특히 실시간 기술적으로 작동하고 상호성을 갖고 투사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이미지는 그것이 실행되는 장소, 조명, 맵핑되는 표면, 움직임의 크기, 무용수의 이동 공간 등 수많은 변수에 의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변화합니다. 이 변수들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움직임과 함께 조율하여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작업이 강한 인내심과 집요함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큰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모든 작업들은 공연이 이루어질 실제 무대에서 조율되고 완성되어야하는 사안들이기에 극장에서 모든 스텝들과 무용수들이 며칠간 계속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야만 가능합니다. 다행히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융복합 예술실험사업으로 선정되어 진행한 공연이었기에 실현될 수 있었다 생각하며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Q. 초연 후 관객들의 평가와 반응은?

다양한 평가 및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예술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들이 많았습니다.

<기억의 파편>은 춤과 기술적 융합을 시도한 최초의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억의 파편>은 기술적 표현과 춤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더 나아가 움직임 표현의 확장을 돕는 데에 적절하게 사용하였기 때문에 더 가치 있게 봐주셔서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65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긴호흡으로 하나의 주제를 끌어가며, 춤을 중심에 두고 추상적 개념의 시각화를 위해 여러 각도로 기술적 요소를 집요하게 조합시킨 저의 꾸준한 고집이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2019년 PAF예술상 ‘올해의 춤 작가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2021년 미국에서 열리는 맥칼럼극장 안무가전 (McCallum Theatre Choreography Festival)에 초청되어 공연을 오리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온라인으로 열리는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만나는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말.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힘들어하는 이시기에 온라인으로나마 관객들과 만나 춤으로, 예술표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열리는 다양한 작품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하게 되는 시간 동안 만이라도 우리의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며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11월 8일 8시부터 24시간 동안 네이버TV와 Youtube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기억의 파편>이 함께하는 많은 분께 치유의 의식이 되고 힐링이 되는 충전제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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