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부 대물림 현상 심화 우려"
KDI "부 대물림 현상 심화 우려"
  • 이원섭 기자
  • 승인 2009.12.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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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우리나라의 부의 대물림 현상은 영국, 미국 등 여타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교육열과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세대간 경제적 이동성이 높은 편으로 분석됐지만 최근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면서 이 같은 역동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9일 '세대간 경제적 이동성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0대 중후반 연령대를 기준으로 자녀와 부모 세대 간 경제적 이동성은 다른 나라와 견줄 때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희삼 KDI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경제적 이동성 정도를 세대간 경제력 탄력성(탄력성이 낮을수록 경제적 이동성은 커짐)을 수치화해 나타냈다.
 
이에 따르면 ▲ 아버지 월평균임금 2배일 경우 아들 월평균임금 14.1%(탄력성 0.141) 상향 ▲ 아버지 월평균소득 2배일 경우 아들 월평균소득 10.4%(0.104) 상향 ▲ 가구연소득 평균보다 2배 많을 경우 자녀분가가구 연소득 12.2%(0.122) 상승 ▲ 가구순자산 평균보다 2배 많을 경우 분가가구 순자산 27.4%(0.274) 상승 등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세대간 경제적 탄력성은 대체로 0.2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브라질(0.58), 남아공(0.44), 영국(0.45), 미국(0.37)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경제력이 대물림되는 정도는 적어도 영국, 남아공, 브라질 등에 비해 높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세대간 경제적 이동성이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주된 이유로 ▲ 고도성장과 산업구조의 급변으로 더 많은 상위 직종 일자리 창출 ▲ 초·중·고등교육 보편화 ▲ 계층을 초월한 높은 교육열 등을 꼽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앞으로 세대 간 경제적 이동성이 약화돼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고도성장이 종료되고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전체 일자리 수 증가 자체가 부진한 상황에 와 있다"며 "또한 사교육시장 심화에 따라 고소득층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률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가 대체로 가난했던 이전 세대에 비해 다음 세대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증으로 직접적 증여나 상속이 이루어져 경제적 대물림 현상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제적 이동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소년 단계에서의 교육 불평등 현상을 막는데 정책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성인이 된 후 노동성과 불평등을 보상해 주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공적 장학금을 확충, 교육에서의 경제적 장벽을 해소하고 초·중등 교육의 계층간, 지역간 교육 격차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보고서는 저소득층 자녀도 경제적 지위가 향상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사회갈등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이 지난 1990년대부터 세대간 경제적 이동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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