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끝나자 또 담합?.LPG업계 ‘이상한’ 가격 올리기
조사 끝나자 또 담합?.LPG업계 ‘이상한’ 가격 올리기
  • 이원섭 기자
  • 승인 2009.12.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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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6개 LPG 공급업체의 가격 담합 문제를 결론내는 와중에, 가스업계가 또다시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값을 크게 인상해 '조사가 끝나자 마자 또 담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LPG 수입업체인 E1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 1일 이번달 각 충전소에 공급하는 프로판가스 가격을 전월보다 ㎏당 78원 인상된 1003원, 부탄가스도 ㎏당 78원 올린 1397원(ℓ당 815.8원)으로 확정했다.
 
SK가스도 프로판가스 가격을 ㎏당 77.56원 올린 1001.73원, 부탄은 ㎏당 77.57원 올린 1396.12원으로 결정했다.
 
E1관계자는 “국제 LPG공급가격이 9월부터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12월 공급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11월 국제가격의 오름폭이 커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달 공급가격이 두 업체가 약속이나 한 듯이 거의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는 데 있다. 두 업체가 이번에 올린 가격폭의 차이는 ㎏당 0.44원에 불과하다. 또 두 업체의 이번달 프로판가스 공급가격 차이는 ㎏당 1.27원, 부탄가스 가격 차이는 겨우 0.77원에 그친다.
 
또 지난 9월과 10월 연이어 가격을 동결하던 두 업체가 지난 11월과 이번달 갑자기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린 배경도 석연치 않다.
 
통상 국제 LPG가격은 한달을 격차로 국내 LPG가격에 반영된다. 11월 국제가격이 12월 국내가격으로 반영되는 식이다.
 
지난 9월 국내 LPG공급가격이 동결됐던 것은 전달인 8월 소폭 하향세를 보였던 국제가격 추이를 반영한 결과였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런데 가스업계가 9월 중순 발표한 10월 공급가격이 9월부터 본격화된 LPG 국제가격 오름세와 달리 동결됐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예상 밖의 일이라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국제가격이 오름세에 있을 때 그 증가폭보다 국내가격을 더 많이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LPG업계였기에 놀라움은 더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공정위 담합조사를 의식한 SK가스가 이례적으로 10일이나 앞선 9월20일 동결을 발표했고 경쟁사인 E1이 뒤따라 동결을 결정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렇게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던 SK가스와 E1이 지난 10월말에는 11월 LPG 공급가격을 1㎏당 각각 92원과 93원씩 대폭 인상했다.
 
지난 1일 발표된 이번달 공급가격 역시 70원이상 대폭 오른 것을 포함하면 두달 연속으로 공급가격이 오른 것이다. 시장 조사가 마무리되고 과징금 부과쪽으로 기울어지자 업체들이 국제 가격상승폭을 웃도는 폭으로 국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가 거의 끝나자 더 이상 눈치 볼 것 없다고 생각한 업체들이 앞서 두달간 올리지 못한 부분까지 두달 연속으로 올린 것 아니냐”며 “더욱 강력한 제재가 없다면 눈치 보기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세부적인 사후 규제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과징금을 부과해도 제재 이후 오히려 제품값을 큰 폭으로 올려, 결국 소비자가 과징금을 내게 되는 등 피해가 커진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갑자기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볼 때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은 충분하나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공정위가 이런 의심의 정황까지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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