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상권' 불황 무풍지대는 옛말
'강남 3구 상권' 불황 무풍지대는 옛말
  • 김성규
  • 승인 2009.11.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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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지역의 점포 시세가 1년 전에 비해 1000만원씩 빠진 가운데 송파구 점포 시세는 오히려 1600만원 가량 오르는 등 강남 3구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점포라인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11월 들어 시장에 나온 점포매물 300개를 조사한 결과 강남 3구의 점포 평균 매매가는 전년 동월대비 1억5478만원에서 1.03% 빠진 1억5318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은 불황으로 인한 권리금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시세가 폭락했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 3구의 평균 매매가가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평균 매매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서초구로 나타났다. 서초구 매매가는 1억7216만원에서 5.88% 감소한 1억6203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보증금과 권리금이 각각 9.3%, 4.18% 하락하며 건물 임대와 점포 영업 상황이 모두 원활치 못함을 시사했다.

강남구도 1억9075만원에서 1억8043만원으로 5.41% 하락했다. 강남구의 경우 권리금 하락률은 0.03%로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보증금이 6358만원에서 5329만원으로 16.18%(1029만원) 급감하며 매매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송파구 점포 시세는 1년 만에 16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 지역 점포의 평균 매매가는 1억144만원에서 1억1709만원으로 15.42%(1565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보증금과 권리금이 각각 10.18%(304만원), 17.61%(1260만원) 증가해 강남·서초 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강남 3구 지역의 점포 시세 등락이 엇갈린 것에 대해 DTI 규제, 점포임대 조건, 배후지 수요 흡수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9월 DTI 규제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시장의 대출 가용액이 감소했다는 점이 시세 하락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입비용이 저렴한 소형 점포만 거래가 되고 있으며 이는 예비창업자들의 자금 동원이 원활치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남·서초 지역의 경우 수익성을 상회하는 점포임대 비용이나 배후인구 흡수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시세 하락을 불러온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강남역 상권만 해도 서울과 수도권 각지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초대형 상권이지만 배후지 소비자들에 의한 고정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정매출 비율이 적은 상권은 경기 흐름이 나빠지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매출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시세 하락은 필연적 결과다.

반면 송파구 지역은 신천역이라는 특A급 상권을 보유한데다 이 지역 거주민의 소비패턴이 지역 내 백화점과 점포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영업자들에게 긍정적이다. 또 같은 강남 3구라 해도 강남·서초 대비 평균 매매가가 5~7000만원 가량 저렴해 창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아울러 기존의 잠실 아파트단지를 비롯해 제2롯데월드 건립, 위례신도시, 장기지구, 거여·마천 뉴타운 등 굵직굵직한 개발 계획이 많아 향후 비전도 밝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장경철 이사는 “기존의 강남권 상권은 든든한 소비 세력을 바탕으로 불황을 겪지 않는 무풍지대였으나 이제는 예외가 될 수 없다”며 “향후 강남권 점포시장은 동일지역이라도 점포 규모와 입지, 업종, 교통여건 등에 따라 극과 극의 시세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일리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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