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직무재창조(Job Crafting)의 시대
[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직무재창조(Job Crafting)의 시대
  • 허일무 교수
  • 승인 2019.09.17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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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전 들었던 지하철 안내방송이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즈음 경제가 좋지 않아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힘내시길 바랍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그런 분들과 우산을 같이 쓸 수 있는 배려하는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관사가 마치 라디오 방송 DJ처럼 감동적인 멘트를 하다니. 지하철을 정차했다 다시 출발시키기도 빠듯한 시간에 승객들을 배려하는 그 마음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 안내방송의 주인공은 서울지하철 7호선 DJ로 불리는 유진옥 기관사이다. 그는 승객이 타고 내릴 때 일기예보를 참고하여 날씨 정보를 알려주거나 책에서 좋은 글귀를 찾아 읽어주면서 언론과 방송에서 유명세를 탔다.

유기관사는 과거 기관사가 되기 전 IT업종의 직장에 다니며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때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기관사가 되어 과거에 그에게 필요했던 것을 승객들에게 실천하고 있다.
“입사 전부터 지하철안에서 음악을 들려주거나 친절한 방송을 해주면 피곤하고 힘든 승객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승객들에게 짧은 순간이라도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히 힘이 납니다”

기관사라면 지하철을 운행하고 승객을 이동시키는 본래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이건 아주 본질적인 업무이다. 그러나 그는 본래의 역할을 뛰어넘어 승객의 행복까지 생각하는 고차원적인 목적과 동기를 실천하고 있다.

직장인들 중에도 유진옥 기관사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을 더욱 의미있게 만드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브제스니예스키와 더턴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직무재창조(Job Crafting)이라고 정의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일을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는 원인을 저성장 시대와 과거처럼 창업을 하거나 직장을 옮기기 어려운 환경에서 찾는다. 어차피 그런 상황이라면 현재의 직장과 일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직무재창조는 세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자신의 업무의 수, 범위, 일하는 방식 등의 업무의 물리적인 경계를 변화시키는 과업재창조, 업무의 목적이나 의미, 관계 등을 더 가치 있게 재해석하고 재인식하는 인지재창조 그리고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 및 상사, 고객 등과의 상호작용의 경계를 변화시키는 관계재창조이다.

직무재창조의 세 가지 방법 중 핵심적인 요인이 인지재창조이다. 개인이 자신의 일에 더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면 일에 대한 호감도와 몰입도가 증가하여 업무와 인간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에 의하면 직무재창조를 실천하는 개인들은 높은 정서적 만족감, 더 높은 업무 성과, 빠른 승진, 자신의 삶에 대한 높은 만족과 회복탄력성을 나타냈다. 또 더 나아가 자신의 일에 대한 높은 만족과 열의 그리고 높은 업무몰입과 낮은 이직의도를 보였다. 결국 직무재창조는 개인차원에서 노와이를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고령화로 과거보다 일을 더 오랫동안 해야 하는 현실도 직무재창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대한민국의 실질 은퇴 연령은 남성이 72.9세 여성이 70.6세로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좋아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어진 현실의 일을 의미 있게 만드는 노력이 현명하고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무재창조는 리더십 관점에서 조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어떤 조건과 환경을 제공해야 되는지 여러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번째, 리더들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세세하게 관여하기 보다는 일의 목적과 의미를 얘기해 주고 임파워먼트를 통해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한다. 구성원의 업무가 부서와 조직에 얼마나 중요한지 무엇을 기여하는지 얘기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되 그것에 도달하는 방식은 개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지원해야 한다.

이 세가지의 실천은 단순히 직무재창조의 촉진을 넘어 리더십 본질에 가까워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 참고로 이 글은 2017년 출간된 허일무의 저서 ‘노와이(know-why)’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일부 내용을 인용하거나 수정하였음을 밝힙니다.

■변화디자이너 허일무

■경력

∙ (현)HIM변화디자인연구소 대표/경영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 장안대학교 외래교수
∙ 엑스퍼트컨설팅 전임교수

∙ IGM, 한국생산성본부 겸임교수

∙ 삼성에스원 지사장

∙ 변화디자이너(특허청 서비스표 등록 제41335267호)’
 

■주요활동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및 다양한 공공기관과 방송에서 리더십, 변화관리와 관련하여 인사이트가 있는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노와이,2017》, 《차이를 만드는 습관, 2015》, 《습관다이어리 365+1,2015》, 《체인지웨이,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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