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00만명 대상포진 고통…GSK 백신 ‘싱그릭스’ 임상 없이 승인
중국 300만명 대상포진 고통…GSK 백신 ‘싱그릭스’ 임상 없이 승인
  • 오한준 기자
  • 승인 2019.05.24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300만명이 대상포진에 시달리는 중국에서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이 자사의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Shingrix)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해외에서 검증된 약도 중국내 임상을 거치지 않으면 승인하지 않았으나 최근 규제완화로 해외 데이터만으로 승인을 하고 있다. 

피어스파마(FiercePharma)는 22일(현지시간) 중국식품의약청(NMPA)이 싱그릭스를 중국에서 조건부로 판매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승인은 중국이 GSK와 다른 제약사들의 47개 의약품에 대해 해외의 데이터에 근거해 승인을 허가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신풍제약 등 우리 기업도 중국 내 규제완화로 최근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약 300만 명의 성인이 대상포진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서 추정하는 미국내 환자의 약 3배에 달하는 숫자다. 

싱그릭스는 2017년 10월 FDA로부터 허가받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2019년 1/4분기에 백신의 판매는 3억5700만 파운드(약 5412억원)에 달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43% 앞섰고 전 분기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 미국과 EU의 공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SK가 중국에 제공할만한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GSK는 피어스파마에 보낸 성명에서 GSK는 아직 중국식품의약청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우리의 혁신적인 백신과 의약품들을 중국에 공급하기 위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인 엠마 월슬리(Emma Walmsley)는 지난 2월 2018년 연간 실적발표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GSK가 향후 2, 3년 동안 수백만 개의 고단위 도즈를 목표로 제조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잭 베일리(Jack Bailey) GSK 미국 사장도 지난 4월에 발표한 성명에서 “몬타나 소재 기존 부지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싱그릭스 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 생산 능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정부가 조건부 승인을 낸 것은 싱그릭스에서 사용되는 보조제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함유 보조제 대신, 싱그릭스는 킬라하 나무에서 추출물이 함유된 보조 제제를 사용한다.

보조제는 백신의 면역 반응을 촉진시키기 위해 첨가되나 시판 후 보고된 바에 의하면 과민성 면역체계 장애의 증가가 확인됐다. 그러나 백신 사용을 제한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FDA는 지난 17일(현지시간) GSK의 요청을 받아들여 싱그릭스의 라벨에 보조제 관련 정보를 추가하도록 승인했다. 

GSK는 싱그릭스에 함유된 보조제에 대해 "면역 장애 빈도를 신뢰성 있게 추정하거나 백신에 대한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도 이에 주목하고 있으며 중국식품의약청은 승인 후 GSK가 현재 확보하지 못한, 백신의 중국내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새로운 보조 물질이 면역 장애의 더 높은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혁신 약물 규제완화에 한국 기업도 진출 활발

중국이 해외 데이터만으로 국내 승인을 내주고 있는 것은 규제완화의 일환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청 명칭을 CFDA(Chin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NMPA(National Medical Product Administration)로 변경하며 임상 절차를 간소화하고 의약품 허가 절차도 글로벌 수준에 맞도록 수정하는 등 대대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며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중국은 특정 혁신 약물에 대한 중국내의 단독 임상시험을 면제하면서 약물 승인 절차를 가속화 해왔다. 작년에 발표 된 첫번째 "임상적으로 시급히 필요한 약"목록에서 암젠(Amgen)의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Prolia)를 포함한 15개 품목을 승인했다. 지난 3월에는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아토피신약 듀피센트(Dupixent), 로슈의 독감치료제 소플루자(Xofluza), 길리아드의 에이즈 신약 빅타르비(Biktarvy)를 비롯한 몇몇 희귀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30개의 약물을 추가해 두 번째 승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러한 중국 규제당국의 움직임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기업들도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의 3S바이오와 그리고 2월에는 C-브리지캐피털과 중국내 바이오시밀러 판권 협약을 맺었으며 신풍제약은 그린파인파마와 유착방지제 수출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기록하였다. 이외에 일본의 대형 제약사인 아스텔라스와 다케다 등도 향후 중국에 대한 투자 강화를 발표하는 등 중국시장 점유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