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앞세운 암호화폐 '루나' 첫 거래…시장에 안착할까
티몬 앞세운 암호화폐 '루나' 첫 거래…시장에 안착할까
  • 정미숙 기자
  • 승인 2019.05.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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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업체 티몬의 신현성 창업자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가 7일 오전 10시부터 자체 암호화폐 '루나'를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테라 블록체인의 시장 안착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테라는 테라코인과 루나라는 2종의 암호화폐를 발행했고 이날은 루나를 우선 상장했다. 

이날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인원을 통해 첫 거래를 시작한 루나는 테라 블록체인 내에서 결제용도로 쓰이는 암호화폐 '테라코인'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앞서 테라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테라코인과 루나를 일부 기관투자자들에게 팔았지만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라는 암호화폐 테라코인과 루나를 동시에 발행해 서로를 보조하게 해 가격을 방어하는 방식을 택했다. 테라코인의 수요가 늘어나면 알고리듬에 따라 추가 발행되며 수요가 줄어들면 알고리듬이 테라코인을 구입해 자동 소각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또 테라코인의 시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또다른 암호화폐 루나를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테라코인이 결제될 때 마다 일종의 배당금으로 루나를 받게 된다. 테라로 10조원이 결제되면 약 500억원의 수수료가 루나 보유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루나는 테라코인 가치를 담보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테라는 티몬을 비롯해 15개 이커머스업체와 제휴한 바 있다. 테라코인으로 결제하면 약 10%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결제수수료도 신용카드의 4분의1 수준으로 책정해 커머스업체들이 테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게 신현성 대표의 목표다. 이르면 상반기 내 티몬과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에서 포인트처럼 테라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관련업계에선 테라의 성패가 향후 국내 암호화폐 결제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커머스업체들이 내놓는 첫 암호화폐 결제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암호화폐로 물건값을 결제하는 것에 거부감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결제방식은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보다 훨씬 불편하다. 

예컨대 테라코인을 활용하려면 거래사이트나 티몬 내에서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지갑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번거로운 절차를 감내하면서 이용하려면 그만큼 금전적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신용카드 및 이동통신사 할인 등 10% 수준의 할인수단이 적지 않아 결제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악의적 투자자들이 루나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가 시세조정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테라의 백서로만 보면 이를 막을 기술적인 장치들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과 야놀자, 배달의민족 등 대형 커머스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결제시장의 첫 성공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루나의 시세변동에 따라 테라 블록체인이 내·외부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고, 사용자 환경(UX·UI)이 친숙하지 않을 경우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이용자들이 떠나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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