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그은' 이주열 "금리 인하 고려 안해...시장이 앞서가"
'또 선그은' 이주열 "금리 인하 고려 안해...시장이 앞서가"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5.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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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1분기 역성장 이후 시장에서 불거진 기준금리 인하설에 대해 아직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또다시 선을 그었다. 장단기 금리 역전(기준금리 하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ADB(아시아개발은행) 총회 및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피지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여건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물가상승률도 하반기 중 1%대로 올라설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장기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러나)시장이 다소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안정 측면에서 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경고음은 울린 상태"라며 "이를 모두 감안해서 금리정책을 기준을 정해야하는데 시장의 판단이 앞서가는 듯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해 1분기 역성장했던 GDP성장률(-0.3%)과 관련해서는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재정지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수출, 투자가 부진했었지만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본다"며 "이 때문에 성장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조업(3개월 연속)을 중심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 등이 개선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심리지수 호전은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에 (실제 발표되는) 지표와 심리지수가 엇갈린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심리지수가 나아졌다는 자체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대부분의 지표가 반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지난 2월에 지표가 설 연휴 영향으로 대부분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170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이 통상적인 가설이지만, 반도체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그는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 높여서 수출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는게 환율이론"이라면서도 "분석해보니 우리나라는 고품질 하이엔드 제품 위주로 수출하는 성격 때문에 가격보다 품질이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과거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달러 강세와 4월 외국인 배당금 송금 등으로 환율이 올랐지만 CDS프리미엄, 외화차입 가산금리 등 외환건전성 지표로 볼때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상당히 안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수출 구조가 반도체에 의존적인 점에 대해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반도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대외변화 취약성도 높아진다"면서 "해당 산업의 경기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부진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또 다른 주력 또는 성장주도 산업이 있어야하는데 (반도체를)대체할만한 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산업 구조나 경제체질 개선에 중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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