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업계 재편 가이드라인 곧 발표, 韓에 미칠 영향은?
中 철강업계 재편 가이드라인 곧 발표, 韓에 미칠 영향은?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4.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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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국 내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업체들에 대한 합병 및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체제개편이 전반적인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의 설비 현대화로 오히려 국내 업체들에는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6일 중국의 경제전문지인 '경제망'(经济网)에 따르면 중국은 조만간 철강업체들의 합병과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과잉 생산에 따른 내수 철강재 가격 하락이 문제가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철강 산업 재편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15년에는 상위 10개 철강사에 조강생산량 비중을 60~70%까지 확대하고 2020년까지 조강생산능력을 1억~1억5000만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 중국의 2위 철강사인 바오산강철과 6위의 우한강철이 합병해 바오우강철그룹이 출범한 바 있다. 이 합병으로 바오우강철그룹은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조강생산량 세계 2위의 철강사로 부상하게 됐다.

2016년 당시 허베이강철그룹과 서우두강철의 합병도 검토된 바 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중앙정부 직속의 바오산·우한강철은 합병이 용의했지만 허베이성과 베이징시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허베이강철과 서우두강철의 경우 지방정부 간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합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2005년 안산강철그룹과 번시강철의 통합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흐지부지돼 현재까지 독자 경영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과거 합병이 논의됐던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길지 주목된다. 

중국은 철강업체들을 정리하는 이유에 대해 합병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과잉공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왔다. 올해 들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급격히 늘었지만 이익은 대폭 감소하는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월 사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약 1억496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9.2%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억달러로 49.5% 감소했다.

지속적인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작업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합병이 "한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데는 큰 의미가 없고 단순히 한 업체의 볼륨을 늘리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밝힌 대로 과잉 생산이 줄어든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의 구조조정 목표를 궁극적인 '설비 현대화'에 있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중국 내 생산설비는 줄었는데 오히려 생산량은 늘어났고 올해 초부터 중국의 철강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장비가 현대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합병이) 한국에게 단기적으로 호재일 수도 있지만 미래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9억283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불어 올해 1~2월 사이 수출량도 107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9%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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