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조양호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3.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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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27일 최고의 화두가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였다.

27일 오전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64.1%가 찬성했고, 35.9%가 반대 표를 던져 부결됐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 찬성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수장이 된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알려지면서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증권업계는 조 회장의 연임 실패가 오히려 한진그룹 오너 리스크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47%(800원)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우(4.78%), 한진(1.92%), 한진칼(0.39%), 진에어(0.45%) 등도 상승 마감했다. 다만 이들 종목의 상승폭은 오후 들어 둔화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양호 연임 실패는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전반에 체질 개선이 실제로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며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3월 29일 주주총회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임기 만료일은 2020년 3월 23일로 올해 주총보다는 내년 3월에 있을 주총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표결에서 조 회장의 연임을 위한 표가 부족했던 만큼 보다 폭 넓은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신규 후보로 제안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심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로 향한다. 한진칼 주총에는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주 공격수로 나선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배당 승인 △정관일부변경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나 재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중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변경 안건(이사자격 강화안)과 석태수 사내이사 재선임이 관심사안이다. 대표이사인 조 회장은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다. 

박 연구원은 "한진칼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의 오른팔 격으로 활동해 온 석 사장의 연임이 표대결로 처리될 계획인데 현재 분위기로는 석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전했다. 송 연구원은 "내년 3월 한진칼 주총이 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시점"이라며 "행동주의 형태가 지속된다면 내년 주총이 다가올수록 한진칼 주가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면 주주가치 훼손 또는 지분 경쟁에 대한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어 한진칼 주가의 상방·하방 변동폭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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