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주총, 경영진 '무배당' 불만 '소액주주' 성토로 3시간만에 파행
LG디스플레이, 주총, 경영진 '무배당' 불만 '소액주주' 성토로 3시간만에 파행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3.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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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15일 파주공장에서 개최한 주주총회가 경영진의 '무배당' 정책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면서 진통끝에 3시간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주주총회가 열릴 계획이었던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게스트하우스에는 예상보다 30분 빠른 시간에 소액주주들이 대거 참석하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회사 측은 소액주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와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주총장까지 이동하는 버스도 운행했다.

예정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으나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소통방식에 대한 불만과 책임있는 경영진의 자세 등을 촉구하는 주주들의 주장이 쏟아지며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진땀을 쏟았다.

버스에서 내린 주주들은 주총장에 입장하면서 미리 준비해온 피켓과 현수막을 꺼내들었다. 주가 부양책을 마련하라거나 실적 악화와 무배당을 책임지고 경영진이 사퇴하라는 주장이 담겨 있는 것들이다.

주주들은 주총이 공식 개의하기 전부터 행사에 참석한 주요 임직원들을 향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주총장소가 파주라서 불편하다는 것부터 시작해 주주들과 소통해야 하는 IR담당의 소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자세를 비판했다.

당초 예정 시간인 오전 9시30분에 한상범 부회장이 등장하면서 제시간에 주총은 시작됐다. 하지만 첫번째 안건이 상정되면서부터 주총장이 달아올랐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배당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재무제표를 승인하는 안건이었다.

무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CEO(최고경영자)인 한 부회장이 나섰다. 마이크를 잡은 한 부회장은 "배당을 드리고자 노력했는데 지난해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배당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경영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지금 (디스플레이) 시장이 장난이 아니다"면서 "대형고객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안 나오고 배당도 못드려 답답하게 보일 수 있지만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주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직접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소통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가 최대주주인 LG전자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저가에 공급해 실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정거래법상 특수거래 등은 규제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해외 거래선과의 비즈니스 관계에 대한 솔직한 답변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 부회장은 "올해 대형 OLED 판매 계획이 380만대인데 사실상 메이저 플레이어는 LG전자뿐"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OLED가 확대돼야 하는데 중국 포션이 13~14% 수준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언성을 높이거나 자리를 박차 일어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돼 주총이 10여분 이상 정회되기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2시간여가 지난 오전 11시30분에야 마무리됐다. 권영수 ㈜LG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상정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예정돼있던 주주총회를 마치고 희망하는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IR간담회도 개최했다. 회사 측과 활발한 소통을 원하는 주주들의 요구사항이었다. 당초 한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마치는대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지만 IR간담회에 남아 30여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 더욱 많이 주주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올해 예정대로 중국 광저우팹이 가동되고 플라스틱 OLED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다면 내년에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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