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ISS등 엘리엇 요구 반대의견에 힘실었다 ''사외이사80명''
현대차그룹 ISS등 엘리엇 요구 반대의견에 힘실었다 ''사외이사80명''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3.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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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군 80여명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외사 중심의 이사회 보강을 위해 인력풀을 국·내외 전문가로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주력 계열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사도 명확히 했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IC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재무 등 국·내외 전문가 80여명을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운용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22일 예정된 현대차,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수혈해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AI 등 미래 기술 및 전략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도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한다.

현대차그룹이 넓은 후보진에서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은 경쟁사 관계자를 추천하는 엘리엇 간섭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후보 3명을 추천했다. 이날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글라스루이스와 달리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마가렛 빌슨 후보는 경험이 항공 산업에 집중돼 현대차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반대 의견을 표했다. 글라스루이스는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에 모두 반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대신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윤치원 후보는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인 통찰력과 전문성을 갖췄다며 적합 의견을 냈다.

ISS는 모비스 사외이사로 이사회가 제안한 칼 토마스 노이먼 후보, 브라이언 존스 후보 2명 및 엘리엇이 요청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루돌프 륄리엄 폰 마이스터 후보 2명도 모두 적합하다고 봤다.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회사측과 엘리엇 양쪽 모두의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엘리엇 추천 사외이사들의 경우 현대차와 경쟁관계거나 거래기업에 근무하고 있어 이같은 절충안이 현실화되면 경영간섭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로 지목된다.

실제 엘리엇이 요청한 현대차 로버스 랜달 맥귄 후보와 현대모비스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양사 경쟁 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생산·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이다. 이 회사는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해당 후보가 사외이사에 부임할 경우 현대차 수소경제 전략이 경쟁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CTO다. 올해 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후보자가 거래 당사자인 두 회사 임원 지위를 겸임하면 이해상충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쪽에 힘을 실어주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식이다.

현대차는 다른 두 후보 역시 회사의 미래전략을 수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후보로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는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됐다. 2002년부터 2007년부터 중국시장에서 근무한 통신사 경영실적이 양호하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이다.

모비스에 제안한 루돌프 마이스터 후보는 변속기 제조사인 ZF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주로 A/S 부품유통 사업에 치우쳤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핵심 신기술 집중 전략과는 부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되면 투기자본 입맛에 맞춘 배당 확대나 무리한 경영 자료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경영권 간섭으로 안정적인 기업운영에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ISS는 글라스루이스와 마찬가지로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곳간을 털어 배당을 늘리라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요구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연구개발(R&D)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 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다. 기업 미래생존을 위해선 일정 수준의 자본 확보가 필요한데 이를 훼손하라는 엘리엇 제안은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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