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고배당 요구 거부한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경영전면 나서
엘리엇 고배당 요구 거부한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경영전면 나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2.27 0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 그룹 경영전면에 나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엘리엇매니지먼트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에 반대한다는 검토의견을 내놨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재편안을 내놓았으나, 반대의견을 내세우며 고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달 현대차에 주주제안을 보내 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배당 총액 기준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부터 당기순이익의 40∼50%까지 주주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문제는 엘리엇의 배당요구에 따른 총액이 현대차 연간 당기순익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이다. 4조5000억원은 지난 5년간 현대차 배당 총액 전부를 웃도는 금액이다. 우선주 배당까지 고려할 때에는 배당 총액이 약 5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 당기 순이익인 1조6450억원을 4배 이상 상회하는 금액이다.

현대모비스에는 보통주 주당 2만6399원, 우선주 주당 2만644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배당 총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엘리엇 요구대로 배당을 실시하면 두 회사에서만 7조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하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 각각 보통주 주당 3000원, 4000원 현금배당 안건을 이사회서 결의했다. 회사안과 엘리엇 제안은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선택여부를 결정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자동차 부품산업 공급망 안전을 위해 약 3조5000억원가량 현금을 확보해야만 경영이 가능하다. 미래차 환경 변화에 대비해 3년간 4조원 이상의 투자계획도 세웠다.

엘리엇은 이같은 투자를 보류하고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배당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회사 생존 보다는 단기수익에 치중하는 벌처펀드의 특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당시 헐값에 국채를 매입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국가 재정에 타격을 입힌 바 있다. 엘리엇에 휘둘리다간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엘리엇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는 전문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있지만 회사 측 추천인원이 기술 및 투자·재무 부문에 특화된 전문가라는 점에서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모두 동일한 의견이다.

다만 정관 일부 변경 관련 보수위원회 설치 안건은 글로벌 스탠다드 및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해 정관 개정으로 도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미 설치해 운영 중인 투명경영위원회를 정관에 명시하는 주주제안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