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의사 '현대중공업', 경영권 승계에도 관심
대우조선 인수 의사 '현대중공업', 경영권 승계에도 관심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2.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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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경영진들의 이동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만 중간지주사 격인 조선통합법인이 신설되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현대중공업과 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양 사는 공동출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의 회사를 조선통합법인(중간지주·존속회사)과 현대중공업(사업·신설회사)으로 나누고 통합법인에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의 주식을 현물 출자받아 대우조선을 인수할 계획이다. 

중간지주회사 설립으로 현재의 지배구조에도 변동이 있는 만큼 현재 경영진들의 직책 변화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공동대표 이사인 한영석·가삼현 사장이 통합법인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새로 생기는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과 인수되는 대우조선의 대표직에는 새로운 인물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통합법인의 산하에 포함될 예정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교체된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향후 통합법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의 대리로 입사한 뒤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6월 다시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와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2017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그룹선박해양영업대표를 비롯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가삼현 사장이 현대중공업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 부사장이 그룹사의 수주를 총괄하는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를 맡게 된 것을 두고 향후 사장 승진 함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 부사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경영실적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부사장 승진 이후 로봇사업과 친환경 선박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사업을 이끄는 등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가 현대중공업그룹의 후계자로서 능력을 재계에 각인시킬 결정적인 한 방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새로운 직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면서 안정적으로 승계작업을 마무리한다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그가 조선업에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오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요직을 거쳤던 만큼 향후 경영권 통합법인에서도 중요직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 인수의 본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시점이라 경영진 이동에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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