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담보 대출 서비스 국내에서 첫 걸음..개발자 "법적문제 없어"
가상화폐 담보 대출 서비스 국내에서 첫 걸음..개발자 "법적문제 없어"
  • 정미숙 기자
  • 승인 2019.01.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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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의 담보가치를 인정하고 1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된다.

카카오 출신들이 창업한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업체 '더널리'(TheNully)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현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브릭'(brick)을 오픈했다고 25일 밝혔다.

브릭은 국내 최초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금융서비스에 구현한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브릭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대출 계약과 결과를 투명하게 기록, 공개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이더스캔'과 같은 조회서비스를 통해 실거래 내역을 모두 공개하며 방문, 서류 제출, 심사 등의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했다.

또 금융기록이 남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출부터 청산까지 계약자의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담보되는 만큼 신용조회, 보증 등 못받을 경우를 대비한 추심을 생략한다. 또 전자서명은 카카오페이로 대체해 쉽게 거래할 수 있다.

현재 대출이 가능한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2가지다. 각 암호화폐를 담보로 100만원을 30일간 연 15.82%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월 이자는 1만3000원 수준이다. 대출 후 7일이 지나면 상환할 수 있고 중도상환 수수료는 없다.

담보 코인의 가격은 1시, 2시 등 매 시간마다 바뀐다. 담보코인 가격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의 평균 시세에 따른다.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0.51비트코인, 15.52이더리움으로 100만원을 즉시 대출받을 수 있다. 매일 오후 4시30분 이전에 계약서 작성을 완료하면 당일 입금받을 수 있다.

암호화폐의 시세 변동성에 대비해 암호화폐 시세가 대출시점과 비교해 40% 하락하면 자동 계약청산에 들어간다. 이 경우, 대출 이용기간 동안의 이자와 원금을 담보청산율 암호화폐 가치로 환산해 차감한 후 남은 암호화폐를 돌려준다.

2018년 5월, 대법원은 비트코인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현재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더널리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사의 한계를 타개하고자 브릭을 출시했다"며 "이를 위해 여신업체인 더널리대부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를 담보물로 대출을 진행하는 것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편 브릭은 암호화폐 지갑 기능도 지원한다. 보안을 위해 프라이빗 키를 사용자의 기기에서 직접 관리하는 '콜드월렛'으로 구현했다. 콜드 월렛은 중앙화된 서버에 중요한 개인 키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에 강하지만 사용자의 기기가 변경될 시 복구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브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카카오 계정 인증만으로 편리하게 복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지갑'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주민철 더널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담보로 취급하는 암호화폐 종류와 대출 상품을 더 늘리고, 나아가 마치 CMA계좌처럼 암호화폐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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