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터넷은행 사업 포기에..업계 '흥행' 아쉬움
네이버, 인터넷은행 사업 포기에..업계 '흥행' 아쉬움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1.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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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시장에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네이버가  제3 인터넷은행 진출 경쟁에서 발을 빼면서 시장 확대를 기대한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우려 요소이지만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하면 인터넷은행 시장이 크게 활성화돼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인터파크,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 위메프 등 ICT 관련 기업들과 신한, KEB하나, 농협은행,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사전에 금감원이 접수한 참석 기업은 55개였다. 이날 참가자 수는 약 150명으로 2015년 처음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가 열렸을 때(300명 이상)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제3 인터넷은행의 흥행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네이버가 빠지면서 제3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경쟁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전날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뱅킹 환경이 너무 잘 형성돼 있고, 1차로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또한 이미 잘 하는 상황에서 네이버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론"이라고 불참을 공식화했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은행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 금융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급성장을 이뤄낸 상황에서 네이버가 카카오톡보다 국내 사용자가 적은 '라인'을 통해 또다시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는 어렵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인은 국내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보편화돼 있다. 한 참가자는 네이버를 예로 들며 ICT 기업이 불참하게 된 이유가 인터넷은행 특례법 세부 규제가 강하기 때문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아직 국내 가계대출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점유율이 1%가 안 된다"며 "시중은행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이다 보니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은 되레 큰 플러스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거래 자본 규모 등만 봤을 때는 인터넷은행을 큰 경쟁자로 볼 수 없지만,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대주주를 확보한 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상황이 다르다"며 "관심 있게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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