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선박 개발 지연시 한국 조선사, 해외 하청업체로 전락 가능성
스마트선박 개발 지연시 한국 조선사, 해외 하청업체로 전락 가능성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1.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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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현대중공업
자료사진=현대중공업

 

스마트 선박 개발이 늦어질 경우 한국 조선사들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1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스마트 선박 개발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스마트 선박' 개발에 국가적 지원과 함께 국내 업체 사이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스마트선박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자동 운항이 가능한 선박을 일컫는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소들이 선박 건조에 있어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 선박의 상용화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 대해 해외경제연구소는 "기술 개발에서 유럽에 비해 늦은 진행을 보이고 있어 이를 타개할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스마트 선박 개발이 늦어질 경우 기술과 시스템을 보유한 거대 기자재 기업의 하청 업체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경고했다.

◇유럽업체 기술개발 선도해…"법률·제도 등도 동시에 연구"

연구소는 유럽에서 전자기자재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기술개발이 늦춰질 경우 국내 조선소들은 최고의 건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예로 유럽연합은 2012년부터 3년간 380만 유로를 투입해 'MUNIN(maritime unmanned navigation through intelligence in network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2개의 연구기관과 3개 대학, 8개 기업이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10개의 과제를 공동연구 했다. 이외에도 유럽은 다양한 기업과 연구기관, 펀드 등의 지원으로 스마트 선박 개발을 위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연구소는 선박용 전자기자재 업체인 노르웨이의 콩스버그(Kongsberg)에 주목했다. 콩스버그는 스마트 선박 개발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스마트 선박 개발에서 가장 앞서있는 기업 중 하나인 롤스 로이스 커머셜 마린(Rolls-Royce Commercial Marine)을 인수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콩스버그는 향후 스마트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며 신조선 시장의 주도권을 지닌 기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라며 "세계 1위의 한국 조선업계가 작은 규모의 기자재 업체에 불과한 콩스버그에 종속적 관계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연구소는 유럽 경우 스마트 선박 개발에 있어 기술뿐만 아니라 법률, 제도, 안전규정 등 모든 관련 부문에서 연구가 동시에 수행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직접적인 기술 개발 이외의 제반 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조선 3사 별도 개발 진행…"폭 넓은 협력 필요"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경우에도 회사별로 스마트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업체 간 협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세계 1위의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울산대학 등과 함께 스마트 선박 개발에 착수해 첫 선박을 건조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친환경, 안전운항, 연료 효율성에 중점을 둔 스마트 선박 2.0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자체적인 스마트 선박 솔루션인 '인텔리맨십'을 개발해 2018년 이후 계약된 모든 선박에 장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스마트 선박 기술은 원격 모니터링 단계를 완료해 상업화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후 원격 제어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독자적인 스마트 선박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해 네이버 인텔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 선박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영국의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스마트 선박 사이버 보안 기술의 기본 승인 단계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연구소는 3사 중심으로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가적 지원이 미흡하며 국내 업계와 기관들 사이에 폭넓은 협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국적선사들의 연구와 프로젝트 참여가 없고, 법률과 제도적 과제에 대한 연구가 부재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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