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년 투자은행(IB)사업부문 확대..수익성 악화 개선 위한 불가피한 판단
금융권, 내년 투자은행(IB)사업부문 확대..수익성 악화 개선 위한 불가피한 판단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1.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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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내년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수익성 보전과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IB사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지주는 단기간 내에 IB사업부문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증권부문에 힘을 실었다.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의 자산을 통합 운영하는 CIB가 가장 효율적인 운용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7일 조직개편을 CIB그룹 내에 대기업영업본부를 신설했다. 그룹 자산을 통합운용하는 CIB에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도 일부 가늠할 수 있다. KB금융은 KB증권의 신임 사장으로 자산관리(WM)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정림 KB금융지주 부사장과 함께 'IB 통'으로 널리 알려진 김성현 KB증권 부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또 KB국민은행은 CIB그룹 및 여신그룹 부행장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직을 신설했다. 이 역시 자산운용 규모를 늘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신한금융은 금융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IB를 밀고 있는 금융사로 꼽힌다. 현재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을 중심으로 금융 그룹 전체를 IB 중심으로 묶어 연계를 강화하는 작업 중이다. 이들이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도 보유고객이 아닌 IB 역량이었다. 당시 신한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의 고객층이 신한생명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었지만, 가장 눈여겨본 것은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운용 능력이었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IB의 격전지로 불리는 홍콩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은 IB그룹을 투자금융부와 프로젝트금융부로 나눠서 약 60명의 인력을 운용해오다가 최근 혁신성장금융팀을 신설했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소액 직접투자를 지속하고, 투자한 기업이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우리은행의 IB는 해외시장으로 집중됐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다르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인도 뭄바이 지점에 IB 데스크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 8월 운영을 시작한 베트남 IB 데스크를 비롯해 시드니, 싱가포르, 뉴욕, 런던 등 6개국에 글로벌 IB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글로벌 IB데스크' 형태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IB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매물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 중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8일 IB부문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하나금융은 IB의 글로벌화 및 PIB 수요 증가에 대비해 IB사업단에 해외 인프라 및 부동산투자와 프로젝트금융 등을 담당하는 '글로벌IB금융부'를 신설했다. IB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액자산가 영업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PIB는 PB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액자산가에게 IB시장의 맞춤형 투자상품을 제공한다.
 
더는 은행에 의존한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 대대적으로 시행된 가계부채 규제로 은행의 주 수입원인 대출 이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는 은행 중심의 예대마진만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힘들다는 판단이 많다"며 "WM이나 IB 등 자본시장 내에서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춰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이 중에서도 IB에 더 초점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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