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퀄컴 이어 IBM까지 고객사로 영입..7나노 차세대 주자
삼성 파운드리, 퀄컴 이어 IBM까지 고객사로 영입..7나노 차세대 주자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8.12.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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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으로 미국의 IBM을 고객으로 영입하는 '낭보'를 전했다. 연초 세계 최대 통신칩 제조사인 퀄컴과 손잡은 이후 두 번째 메이저 고객사다. 파운드리 시장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함께 삼성전자가 7나노 공정 기반의 차세대 주자로 본격 발돋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1일 IBM과 7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생산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생산 물량과 계약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수주한 CPU는 IBM의 고성능 서버에 장착되는 메인 처리장치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서버에서 중앙처리장치(CPU)의 역할을 한다. 
 
IBM은 "최우선적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차세대 하드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성능, 신뢰성, 보안, 혁신성 등을 고려해 삼성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는 팹리스 업체의 설계대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특정 고객사의 물량 전부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IBM도 서버용 CPU 전량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톱5'에 드는 글로벌 IT기업 IBM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IBM은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매출액 12억 달러, 시장점유율 5.1%로 레노버(6.2%)에 이은 업계 5위 수준이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입장에서 파운드리 사업은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앞세운 메모리 사업은 경쟁사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세계 4위(점유율 7.4%) 수준이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점유율 50%를 훌쩍 넘기며 '압도적' 독주체제를 구축해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업계의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파운드리 경쟁력 쇠락을 지켜볼 수 없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조직개편을 통해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정은승 사장을 신임 사업부장으로 앉혔다.
 
조직개편 이후 잠잠하던 삼성전자는 올 1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이은 세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최대 고객사였던 애플을 TSMC에 내준 상태라 반도체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7나노 EUV 공정 도입이다. 14나노와 10나노에 이어 차세대 미세공정인 7나노 영역에서 EUV 공정을 조기에 도입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이다. EUV 기술은 13.5㎚ 광원을 활용해 이론적으로 5나노대의 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10나노에 비해 공정 대비 면적을 40% 줄이고 성능은 10% 향상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지난 2월엔 화성캠퍼스에 EUV 전용 라인 조성을 위한 공장 건설에 착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투자 비용만 6조5000억원에 달한다. 화성 EUV 라인은 내년 하반기 완공된다. 2020년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1대당 가격이 2000억원 이상인 EUV 장비 도입 예정물량도 10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에는 7나노 EUV 공정에서 첫 수주 소식도 전해졌다. 세계 최대 통신칩 팹리스 업체인 퀄컴의 5G칩 주문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 IBM과도 손잡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꼽히는 고객을 파운드리 시장에서 잇따라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은 과거 수주 실적과 사업 성과 등이 성패를 좌우하는 특성이 있다"며 "올들어 퀄컴에 이어 IBM까지 삼성전자의 손을 잡은 것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의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과의 협력이 7나노 EUV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톱2' 파운드리 기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7나노 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파운드리 업계 2위인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F)'는 지난 8월 7나노 공정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장은 "7나노 EUV 공정 기술로 IBM과 10년 이상 지속된 파트너십을 지속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EUV 공정 자신감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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