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하반기, 채용시장 7년來 '최악'
2009 하반기, 채용시장 7년來 '최악'
  • 한영수 기자
  • 승인 2009.09.01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경제]고용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신규 채용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상장기업 54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9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의 밀도가 높으며 국내 채용시장을 견인하는 상장기업에서조차 채용에 나서는 비율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정규직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대해 상장기업 채용담당자와의 일대일 전화면접 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 채용 나서는 비율 35.4%, 7년來 '최악'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548개사 중194개사로 전체의 35.4%에 그쳤다. 이는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 가량만이 채용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하반기 채용전망 조사를 실시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비율로 2008년 하반기와 비교해도 10.2%p나 감소한 수치다.

반대로 하반기에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 기업은 274개사로 50.0%, 정확히 절반을 차지했다. 아직 채용계획을 잡지 못한 기업도 80개사로 14.6%나 됐다.

이러한 채용 악화는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대기업의 경우 채용에 나서는 비율은 60.2%,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23.9%, 미정인 기업은 15.9%로, 전체적으로 저조하긴 하나 절반 이상이 채용을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중견기업은 채용을 실시하는 비율이 29.5%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채용하지 않는다는 기업은 50.8%로 대기업의 두 배를 넘어섰다. 19.7%는 아직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중소기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은 28.5%,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기업은 61.6%, 미정인 곳은 9.9%였다.

결국 중견·중소기업의 채용 실시 비율이 대기업의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기업규모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채용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채용에 나서지 않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 채용규모 전년대비 13.3% 감소..."중견기업 34.3%↓ 중소기업 41.5%↓"

채용하는 비율뿐만 아니라 채용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468개사)이 밝힌 채용인원은 총 1만 1천 36명으로 전년동기에 뽑았던 1만 2천 728명과 비교해 13.3%가 줄어든 규모다.

불황이 본격화되면서 채용사정이 좋지 못했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도 약 1천 7백여 명의 신규 일자리가 사라진 것.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견, 중소기업의 감소폭이 클 전망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총 8천 920명을 채용해 전년 대비 4.8% 감소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견기업은 1천 393명을 채용해 2천 120명을 뽑았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34.3%가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일곱 배에 달하는 감소폭이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채용 인원이 고작 723명에 그쳐 지난해 1천 236명을 채용했던 지난해에 비교해 41.5%라는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업규모별 채용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대기업의 대규모 채용도 중요하지만, 전체 채용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채용이 살아나야 전체 고용상황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각 업종 채용 대부분 마이너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체 12개 업종 중 무려 11개 업종이 전년대비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채용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바로 금융(+7.8%). 금융은 전년에 비해 약 130명 가량 신규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을 제외하면 ▶식음료(-1.1%) ▶전기전자(-5.1%) ▶물류운수(-5.5%) ▶기타제조(-7.5%) ▶유통무역(-10.7%) 등은 감소폭이 10% 이내에 머물렀다.

반면 ▶석유화학(-36.4%) ▶자동차(-28.5%) ▶기계철강조선(-27.5%) ▶건설(-25.2%) ▶정보통신(-22.5%)등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큰 편이었다.

특히 채용규모가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은 제약(-53.3%)으로 올 하반기의 채용 인원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일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인원은 ▶전기전자(3,614명)가 전체 채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금융(1,720명) 역시 대규모의 하반기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뒤를 이어 ▶정보통신(969명) ▶기계철강조선(921명) ▶기타 제조(916명) ▶식음료(864명) ▶건설(675명) ▶제약(383명) ▶유통무역(376명) ▶자동차(284명) ▶물류운수(188명) ▶석유화학(126명)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 인턴채용 규모 전년대비 85.9% 증가

정규직 채용은 채용 자체가 둔화되고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턴 채용은 오히려 활발해질 전망이다.

정규직 채용과 별도로 인턴 채용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4개사 중 113개사가 인턴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기업 중 20.0%가 채용에 나서는 것. 지난해 하반기 16.1%의 기업이 인턴채용에 나선 것에 비해 3.9%p 상승한 것이다.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74.3%, 아직 계획을 잡지 못한 곳은 5.7%였다.

특히 올 하반기 인턴 채용 여부를 확정한 기업들의 신규채용 인력은 총 3천 675명. 전년 동기의 1천 977명과 비교할 때 무려 85.9%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소폭 늘어나는 수준이었지만, 기업 당 채용하는 인턴의 수는 크게 증가한 것.

업종별로도 대부분의 업종이 전년대비 인턴채용을 늘렸다. 그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기계철강조선(+533.0%)으로 지난 하반기보다 여섯 배가 많은 인턴 채용이 예정돼 있었다. ▶제약(+251.1%)도 정규직 채용을 크게 줄였지만 대신 인턴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올 상반기 많은 수의 인턴을 채용했던 ▶금융(+238.6%)도 하반기에도 그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223.6%) 역시 인턴 채용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 밖에도 ▶자동차(+95.8%), ▶전기전자(+36.7%) ▶석유화학(+19.1%), ▶건설(+17.6%) ▶기타제조(+17.4%) 등의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유통무역(-3.9%) ▶식음료(-36.0%) ▶물류운수(-50.6%) 등에서는 인턴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채용인원을 살펴보면 ▶금융(1,080명)이 1순위를 차지한 가운데 ▶기계철강조선(633명) ▶석유화학(324명) ▶기타 제조(284명) ▶유통무역(273명) ▶전기전자(257명) ▶건설(254명) ▶정보통신(233명) ▶제약(165명) ▶식음료(87명) ▶자동차(47명) ▶물류운수(38명) 순으로 나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