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뇌파 신경회로 규명 성공
카이스트, 뇌파 신경회로 규명 성공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8.11.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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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총장 신성철)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뇌파의 생성 및 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뇌의 동작 원리를 밝혀 향후 여러 뇌질환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뇌파 활동을 신경세포 네트워크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의 다양한 기능은 신경세포(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뉴런들의 동시 다발적인 발화에 의해 형성되는 뇌파는 뇌의 활동 상태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영역 간 선택적 통신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파의 비정상적인 생성 및 변조 현상은 다양한 뇌질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신경생물학 연구자들은 뇌파의 생성 및 변조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뇌파의 생성 및 변조는 수많은 뉴런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예측할 수 없는 창발적 특성(emergent property)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신경 생물학 실험을 통해 그 원리를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연구 방법을 통해 뇌파의 생성 및 변조 원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러 뇌 영역 중 특히 감각 피질(sensory cortex)에 주목했다. 감각 피질은 외부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통합, 조절하는 핵심 영역으로 여러 주파수 대역의 뇌파와 변조를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최근 커넥토믹스(connectomics) 연구를 통해 밝혀진 쥐의 감각피질 내 뉴런의 종류 및 뉴런 간 연결성 정보를 이용해 감각피질을 구성하는 뉴런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수학 모델을 통해 표현, 이로부터 신경회로를 구축해 뇌파의 생성 및 변조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으로 구성된 양성피드백과 음성피드백의 중첩된 구조가 뇌파의 생성 및 주파수 변조 현상의 핵심 회로임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기존의 전기생리학 실험을 통해 측정된 뉴런 간 시냅스의 특정 연결 강도가 신경회로의 뇌파 생성 및 변조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합임을 밝혀냈다. 

이번에 개발한 수학모형을 활용하면 전통적 생물학 실험을 통해 파악이 어려웠던 뉴런들 간의 다양한 상호 작용을 이해하고, 신경회로의 복잡한 설계 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여러 뇌질환 환자의 뇌에서 관측되는 비정상적인 뇌파 활동을 신경네트워크 차원에서 분석하고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생물학 접근을 통한 신경회로의 구조 및 기능 분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뇌 신경회로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컴퓨터 과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자폐증이나 집중력 조절 장애 등과 관련된 신경회로 규명, 두뇌 치료 기술 등의 원천 의료기술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 교수는 “지금껏 뇌파의 생성 및 변조를 담당하는 핵심 신경회로가 밝혀진 바가 없었다”며 “점차 밝혀지고 있는 뉴런간의 복잡한 연결성에 숨겨진 설계원리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뇌의 동작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지난 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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