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후판가격 인상해야" 對 조선 "지금도 높아..3000억 원가 부담 추가"
철강업계 "후판가격 인상해야" 對 조선 "지금도 높아..3000억 원가 부담 추가"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1.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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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현대제철

 

호판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각자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두번의 인상에 이어 '후판'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말에 조선업체 관계자는 한숨부터 쉬고 있다. 반면, 철강업계는 아직도 후판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3분기 후판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은 조선사들은 지금의 가격도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철강사들은 추가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후판 가격 인상으로 3000억원에 달하는 원가 부담이 추가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에 있어서 핵심적인 원재료다.

주요 철강사들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인상에 이어 추가적인 후판 가격 조정을 예고하고 있어 조선업체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있었던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은 곧바로 조선업계의 영업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한 예로 삼성중공업은 지난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27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중 삼성중공업은 강재 및 기자재 가격인상으로 1770억원의 손익 차질이 발생했다고.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실상 후판 가격의 인상으로 인한 영향이 원자재 인상 요인의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은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 했다. 다만 이번 분기 흑자는 일회성으로 발생한 이익으로 인한 결과로 주력인 조선부문에서는 원가 상승과 고정비 지출 등의 이유로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후판가 인상 등은 앞선 분기에 미리 적용해 큰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적자폭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실적발표를 앞둔 대우조선은 지난 1, 2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그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 실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후판 값 인상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조선업 호황기 t(톤)당 100만원 선까지 올랐던 후판 가격은 2015년 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유가 상승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사들에서는 후판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런 요구에 조선업계는 '업황이 좋지 않다'며 반발해왔다. 지난 7월에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후판 가격 인상을 조선소 경영정상화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후판가는 3분기에 70만원 중반 선까지 올라섰다.

당시 조선협회는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후판 소요량은 약 420만톤(t)으로 상반기 톤당 5만원 인상에 이어 또다시 하반기에도 5만원가량 후판 가격이 상승한다면 올해만 3000억원의 원가 부담이 추가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철강사들은 올해 후판가 인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조선업 현황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면서 후판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한 철강사 관계자는 "재고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철강사들은 '여전히 후판가가 낮은 상태다'라는 입장이라 내년 상반기쯤 추가적인 인상도 예상된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내수 조선용 후판 가격이 2회 인상됐고, 내년에도 1회 이상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6일 현대제철은 콘퍼런스콜 방식으로 열린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현대제철은 후판에 대해서도 "후판 시장은 현재 가장 뜨거운 상황"이라며 "가격을 유지하든지 인상하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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