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은 실질적으로 '19만 4000원'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쌀 목표가격은 실질적으로 '19만 4000원'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8.11.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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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쌀 목표가격 정부안은 '18만8192원'이지만 실질적인 정부안은 '19만4000원'이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국장)은 1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가진 '차기 쌀 목표가격 및 직불제 개편 계획' 브리핑 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은 현행 법률에 맞춘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더 높은 목표가격을 산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쌀에 적용되는 목표가격을 18만8192원(80kg)으로 하는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정부안)를 1일 국회에 제출했다.

새롭게 설정된 쌀 목표가격 18만8192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적용된 목표가격 18만8000원보다 192원밖에 인상되지 않았다. 지난달 80kg 기준 산지 쌀값이 19만원을 넘어선 것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인상폭이 크지 않은 이유는 최근 5년 동안의 쌀값이 이전 5년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법률과 시행령에 목표가격 정부안은 기존 목표가격 18만8000원에 최근 5년(2013~2017년)과 이전 5년(2008~2012년)의 쌀값 변동률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수 있는 목표가격이 이미 법률로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19만4000원 이상을 주장해왔다. 이날 18만8192원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사실상 국회에서 19만4000원 이상부터 목표가격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쌀 목표가격은 재설정 과정에서 매번 정부안보다 높은 수준의 인상이 이뤄졌다. 2008년 정부는 16만1265원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최종 목표가격은 17만83원이었다. 2013년에도 17만4083원으로 정부안이 제출됐지만 국회 논의 결과, 최종 목표가격은 지금의 18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19만4000원 이상으로 목표가격이 설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여당은 목표가격과 관련한 당론을 밝히지 않았지만 야당에서는 24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쌀 직불제와 맞물린 목표가격제도는 쌀값이 폭락할 경우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산지 쌀값이 고정된 상황에서 목표가격을 1000원 올릴 때마다 농민들에게 지급해야 할 쌀 직불금 총액은 약 380억원씩 늘어난다.

또 직불금을 무한정 지급할 수도 없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보조총액(AMS) 한도인 1조4900억원에서만 쌀 변동직불금 지급이 가능한 탓이다. 목표가격과 수확기 쌀 가격이 6만원 이상 차이나면 AMS 한도를 모두 소진해 직불금 지급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19만4000원 이상을 목표가격으로 산정한 상태에서 차기 목표가격은 20만원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인중 국장은 "(차기 쌀 목표가격 산정을 두고) 정당마다 주장이 달라 논의의 범위가 넓을 것 같다"며 "농가 입장에서도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적정 재정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수용 가능한 목표가격이 얼마인지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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