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양분 '삼성-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양산 목표 기술 개발 박차
반도체 시장 양분 '삼성-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양산 목표 기술 개발 박차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0.30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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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미세화에 따른 기술 개발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6단 5세대 3D 낸드플래시의 개발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에 따라 내년 100단 이상 6세대 V낸드플래시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낸드 업계에서 96단을 양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도시바메모리·웨스턴디지털(WD) 정도다. 100단 이상 6세대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곳은 아직 없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반도체대전' 키노트 발표에서 96단 3D 낸드플래시 단면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개했다. 3차원 구조의 3D 낸드플래시 기술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여 온 기존 2D 낸드 기술이 10나노대에서 막히면서 탈출구로 나온 해법이다.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고 저장 용량을 늘린 방식으로, 수직 적층이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 반도체가 1층짜리 주택이라면 100단 3D 낸드는 100층짜리 아파트다.

이 사장은 "낸드에서도 역시 층수가 올라가면서 하이 엑스펙트 레이셔(high aspect ratio·높은 종횡비)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며 몇 가지 기술적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했다. 

3D 낸드는 수직으로 더 많은 층을 구현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다만 고층으로 갈수록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층으로 올리면 층간 표면장력으로 셀이 서로 붙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표면장력 문제와 관련해 "초임계 CO2 기술을 사용하면 셀끼리 붙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도 "고온고압에 도달해야 초임계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스의 순도 관리도 해야하고, 워낙 고온고압에서 움직임이 이뤄지기 때문에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높은 층수에서 수직을 유지하면서 구멍을 뚫는 '에칭' 공정을 가장 큰 난제로 꼽았다. 층고의 높이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 개발 막바지에 있는 5세대 96단 3D낸드플래시를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7일 실리콘밸리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18'에서 100단 이상 6세대 V낸드플래시의 내년 양산을 예고했다. 기존 '싱글스택(1 Stack)' 한계를 연장해 6세대에도 적용한다.

싱글스택은 맨 밑단부터 맨 윗단까지의 단면을 얇은 구멍을 뚫어 한 번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경쟁사들이 쓰는 '더블스택' 방식보다 공정을 줄일 수 있어 원가와 수율 측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구멍이 워낙 미세하다 보니 1층과 2층의 위치가 조금만 빗나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60단 이상에서 싱글스택 방식을 도입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단수가 높아질수록 형성한 구조가 틀어지거나 최상단과 최하단 셀의 특성 차이가 생기는 등 물리적 한계를 '9-Hole'이라는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 기술을 개발해 극복했다. 각 층마다 균일한 홀 패턴을 형성하고 전체 단의 하중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6세대 V낸드플래시 내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100단 이상 6세대 V낸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단수는 출시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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