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한국, 선진국 미국보다 낮은 성장률..투자위축,경기부진 악순환
신흥국 한국, 선진국 미국보다 낮은 성장률..투자위축,경기부진 악순환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0.29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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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청와대 제공
자료사진-청와대 제공

 

통상적으로 신흥국들은 성장률이 기존 선진국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는 최고 선진국인 미국보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2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경제규모가 우리보다 12배가량 크고 더욱 오랜 성장역사를 지닌 미국이 우리나라를 연이어 추월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우리가 미국보다 더딘 속도로 성장하는 매우 이례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미 성장률이 역전된 해는 오일쇼크(1980년)·외환위기(1998년)·메르스 사태(2015년) 등 특이사건이 있었던 단 3차례뿐이다.

이 같은 성장부진 원인은 저조한 민간투자로 지목된다. 또 그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에 위축된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잘못된 정부 정책이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28일 미국 상무부의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3.5%로 집계됐다. 예상을 뛰어넘었던 전분기 성장률(4.2%)보다는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3.4%)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고용 증가, 이에 따른 임금 상승, 세제개편, 감세 등이 민간소비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내놓은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에 그쳤다.

한미 간 비교를 위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약 2.4%다. 미국보다 1.1%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이는 지난 2분기에도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비 2.8%인 반면, 미국은 연율 4.2%였다. 지난 1분기에는 한국 2.8%, 미국 2.2%로 정상적인 양상을 보였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4.7%(전년비 -7.7%), 6.4%(-8.6%) 빠진 영향이 컸다.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들 투자는 한미 성장률 역전 현상과 같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성장률 역전 현상이 우리 경제에 경고음을 던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최근 투자부진은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에 따른 '비용충격'이 미중 통상마찰·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설상가상으로 겹친 탓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경제성장률이 같아도 이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므로 이러한 현상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정말 잘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기업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예전부터 제기되던 문제인데 여기에 정부가 정책적인 부분을 통해 기업의 비용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우리가 미국보다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최근 금융시장 침체를 포함한 앞으로의 장기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이번 3분기 성장률이 떨어지고 4분기에도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부의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인 2.9% 달성은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내수 호황 등 강한 경기 확장세를 타고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제시한 전망치인 2.9%를 따라잡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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