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기부액은 월 50만원 수준
부유층 기부액은 월 50만원 수준
  • 최은경 기자
  • 승인 2009.04.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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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96%가 기부경험 있으나 극단값을 제외한 기부액은 월 5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30일 한국사회 부유층 기부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부유층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조사응답자 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PLS기법으로 기부행동을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은행 자산관리자 4그룹과 개인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양적연구 응답자 중 95.5%가 지난 3년간 기부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평균 기부금액은 일부 거액기부자들(극단값)을 제외하면 월 50만 원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98.3%는 현금기부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유층의 자산 중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기부는 불과 13.3%에 그쳤다. 이와 함께 주식, 펀드, 채권의 활용도도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주식 등 다양한 기부수단을 위한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사회의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기부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라는 명제에 대한 동의는 평균 4.4점(5점 척도)로 기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부유층이 당당히 기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와 ‘부유층의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각각 2.8점, 2.2점을 기록하여 한국사회의 기부 환경 조성과 실천은 부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유층이 인식하는 기부의 장애사유로는 ‘바람직한 부유층 기부모델 부족(3.2)’이 첫 번째로 꼽혔고 ‘노년의 경제적 안정에 대한 확신 부족(3.0)’, ‘자선기관, 모금기관에 대한 불신(3.0)’등이 뒤를 이었다.

성공한 부자 중 바람직한 기부모델을 묻는 주관식 질문에는 응답자 중 40.8%가 빌게이츠를, 16.9%는 워렌버핏을 적었다. 국내인물로는 유일한(8.5%), 문근영(5.6%)이 제시되었다. 개방형 주관식에 답한 이의 63.3%가 외국인을 답하거나 국내 유명연예인을 답한 것은 한국형 부유층 기부모델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응답자 중 98.5%는 지속적인 기부의향을 보였으며, 특히 부유층의 59%가 사망 후 유산을 기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부유층의 높은 기부 의지에 반해 제도 및 실천 방법은 여전히 요원함을 시사한다.

부유층의 47.5%는 모금단체 기부컨설턴트로부터 기부에 대한 자문을 받고 싶어했다. 희망하는 기부서비스에 대한 질문에는 ‘기부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과 보고(65.0%)’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가족 특히 자녀의 이해를 돕기 위한 나눔교육(35.0%)’, ‘의미 있는 기부를 위한 교육(28.3%)‘순으로 답했다. 이는 부유층의 높은 기부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기부욕구를 충족시킬 사회환경 조성과 비영리단체의 다양한 기부서비스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룹과 개인별 심층면접조사결과, 부유층은 1세대(노년층)와 2세대(장년층), ‘원래부자형’과 ‘자수성가형’으로 구분되어지는데 한국사회에는 1세대 자수성가형이 많고, 갑작스럽게 부자가 된 ‘로또형’ 부유층보다는 어렵게 노력해서 축적한 부유층일수록 기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유층의 기부동기는 △기부를 통한 개인적 만족과 성취감 획득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남기기 △사회변화를 위한 의지의 실현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반면에 기부장애사유로는 △기부모델의 모범적 사례 부재 △ 불안한 노후 △ 믿고 접촉할 재단이나 기관 부재 △부유층 기부자를 위한 프로그램 부재 △부유층 기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부당한 세금제도 등을 꼽았다. 부유층 기부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다양한 기부 방법에 대한 정보 제공 △새로운 기부모델 제시 △고액기부자의 기부욕구와 방법을 공유할 수 있는 장 마련 등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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