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장관 "캐나다 쇠고기 협상, WTO 가면 한국이 불리"
장태평 장관 "캐나다 쇠고기 협상, WTO 가면 한국이 불리"
  • 이윤영 기자
  • 승인 2009.04.03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브닝경제]캐나다가 2일 우리나라의 쇠고기 시장 개방이 늦어질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양국간의 이번 쇠고기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광우병 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여전히 많아 가축전염병예방법상 광우병 발생으로 쇠고기 수입이 중단된 국가(캐나다}로부터 수입을 재개하려면 국회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행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에 정부로서는 사실상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일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캐나다는 '소와 쇠고기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WTO에 가서 지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 현재 캐나다는 쇠고기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고, 미국과의 동등성을 주장하고 있고, 우리가 그걸 안 된다고 하기 어렵다"며 밝혔다.

그는 캐나다의 주장대로 "쇠고기 문제를 WTO에 제소할 경우, 만약 WTO에 가면 우리가 여러 가지로 불리하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우리나라에 교역 수요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전부 달라붙어 공동으로 (분쟁이) 추진되고 만약 지면 참여한 나라들에 대해 전부 다 협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또 "광우병(BSE) 감염 소가 나와도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쇠고기 자체는 안전하게 유통될 수 있다는 게 캐나다의 주장이고 국제관례이자 국제기준이다"며 "하지만 우리 국민은 최근에도 (캐나다에서) 광우병 걸린 소가 나오는 현실을 불안해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 장관은 국제기준을 예로 들면서, 캐나다에도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비쳤다.

이에 장 장관은 "일단 6월 말에 기술협의(협상)를 한 번 하자고 캐나다에 요청했다"며 "기술협의도 충실히 하고 현지조사도 한 번쯤 더하면서 전문가나 실무진들이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면 소비자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WTO에 제소될 경우 패소한다고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정부는 WTO 제소 절차로 가기보다 캐나다와 양자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제소된다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 대응하고, 기술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안전성을 검증한 뒤 필요할 경우 현지조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 장관은 최근 美 오바마 행정부의 강화된 사료 금지 조치 재검토에 대해 "(재검토가) 정책의 변환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 도축 금지 등을 보면 위생 문제에 대해 상당히 단호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