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죽음의 생체 회로 규명
국내연구진, 죽음의 생체 회로 규명
  • 한영수 기자
  • 승인 2009.02.20 1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화와 죽음은 프로그래밍된 필연적 단계"

[이브닝경제]포스텍 남홍길 교수팀이 식물을 이용해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 있던 생명체의 노화 및 죽음을 관장하는  '남홍길 교수 생체 회로'를 규명해 향후 노화 지연 연구의 단초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 연구는 노화와 죽음은 유전자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단계임을 밝혀내고, 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의 노화와 죽음이 생체의 회로를 통해 조절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발달 과정으로 인간은 아직도 생명체 노화의 분자유전학적 기작, 특히 그 유전적 조절 회로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거의 없다.

남 교수는 노화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설 중, 노화의 유전적 결정론에 바탕을 두고, 노화 연구가 용이한 애기장대를 통해 노화의 분자적 기작을 연구했다.

유전적 결정론 관점에서 식물에서의 노화는 식물의 발달 과정 중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생화학적, 생리적 현상으로, 유전적으로 계획되어 있어 세포, 조직, 기관 수준에서 매우 정교하고 능동적으로 진행된다.

남 교수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에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 ORESARA1(약자: ORE1; 오래살아1), EIN2, miR164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생체 회로의 조절이 노화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나아가 이 식물에는 노화 및 죽음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견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노화가 지연되는 애기장대 돌연변이체의 유전자 중 ORE1의 특성을 밝혔으며, 식물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EIN2 유전자의 활성으로 ORE1 전사체의 양이 증가하면서 노화 및 그에 따른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포스텍 남홍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면서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비롯한 다른 개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홍길 교수팀의 김진희, 우혜련 박사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구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사업) 및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2월 20일 자에 게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