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과 경기 북부지역 내림세 이어질 가능성 커
강북권과 경기 북부지역 내림세 이어질 가능성 커
  • 최은경 기자
  • 승인 2009.01.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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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경제]집값 반토막설까지 등장할 만큼 두드러진 급락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소폭 반등하며 때이른 바닥설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06년말을 고점으로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선 이후 2년여간 최대 40% 안팎의 하락세를 연출하자 서서히 바닥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늦게 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합류한 곳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낙폭이 더 클 것으로 보여 대부분의 지역들은 추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고점 가격을 형성한 시점을 살펴보면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스피드뱅크가 서울과 경기 각 지역별로 아파트 평균 3.3㎡당 매매가격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최고점을 기록한 곳은 과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은 2006년 12월 3925만원을 정점으로 현재는 2731만원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어 서울 강동구를 비롯해 송파구와 양천구, 분당신도시가 나란히 2007년1월 최고점을 나타냈고 강남이 2007년2월로 뒤를 이었다. 2007년1월 2059만원이던 강동구는 현재 1700만원까지 내려앉았고, 송파구와 양천구는 각각 2612만원, 2234만원이던 매매가격이 현재 2308만원, 1901만원으로 떨어졌다. 1935만원이던 분당은 1698만원, 3596만원이던 강남은 현재 3224만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다음으로 서초구와 용인이 2007년 3월, 수원이 2007년 4월 잇따라 고점을 기록해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 일대가 가장 먼저 고점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08년 3월 평촌, 2008년 5월 영등포구, 2008년 6월 화성시와 오산시가 속속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6년말 이후 아파트값 변동률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실제로 주택시장의 최대 급등기이자 활황기였던 2006년말에 비해 가장 두드러진 하락률을 기록한 곳 역시 과천(-16.64%)이다. 이어 강동구(-14.13%), 송파구(-13.56%), 양천구(-10.37%) 순으로 하락폭이 커 과거 고점을 기록한 순서와도 같다. 고점을 먼저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하락세가 빨리 찾아왔다는 것을 의미해 하락폭도 더 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상반기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강북권과 경기 북부 지역 등은 2008년말쯤에서야 최고 가격에 거래된 후 하향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 경기 북부권에서는 양주시가 2008년8월말 가장 높은 가격대로 먼저 고점을 기록했고, 이어 의정부와 평택, 김포시가 9월, 강북구와 도봉구가 10월 각각 최고점을 나타냈다. 실제로 2006년말 이후 현재까지 의정부는 37.85% 상승해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양주(26.67%), 강북구(18.55%), 도봉구(18.53%), 노원구(17.65%)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주요 개별단지별로 과거 최고 가격 거래 시점을 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6단지 112㎡가 가장 빠른 2006년9월로 나타난다. 당시 최고 12억7000만원까지 거래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7억5000만~8억원선까지 떨어졌다. 이어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 115㎡가 2006년10월 12억6000만원의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 112㎡가 2006년11월 14억원,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112㎡가 2006년12월 13억6000만원으로 최고점 거래 가격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강남권의 움직임은 분당과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분당 수내동 파크타운롯데 105㎡는 2006년11월 7억6500만원, 서현동 시범삼성 105㎡는 2006년12월 8억원에 거래돼 최고 가격을 나타냈다. 용인 역시 성복동 LG빌리지 2차 161㎡가 2006년11월 7억6000만원에, 죽전동 현대홈타운4차3단지 109㎡가 같은 시기 5억8500만원에 거래돼 정점을 이뤘다.

이어 수원 매탄동 현대홈타운 109㎡는 2006년11월 4억5000만원, 영통동 영통아이파크 112㎡는 2006년12월 3억4500만원으로 최고점을 나타냈다. 또 화성시 병점동 두산과 늘벗마을신창1차도 2006년11월~12월 사이 가장 비싸게 거래됐다.

이를 감안할 때 서울 강남권의 가격 변동 추이가 분당과 용인을 지나 수원, 화성까지 남쪽으로 확산 추세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점 시기가 비슷한 것은 그만큼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함께 움직이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반면 서울 강북권과 경기 북부 지역은 훨씬 뒤늦게 고점을 기록했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106㎡는 2008년4월 들어서야 4억5000만원으로 최고 가격에 거래된 데 이어 상계동 주공6단지 66㎡는 2008년7월에 2억7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강북구 역시 번동 주공1단지 85㎡는 2008년4월 3억8000만원으로, 미아동 SK북한산시티 109㎡는 2008년6월 4억2200만원으로 정점에 거래됐다. 도봉구 역시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109㎡가 2008년6월, 창동 주공3단지가 2008년7월경 최고 가격을 형성했다.

이어 경기권에서는 의정부 금오동 신도브래뉴1차와 호원동 I-PARK는 각각 2008년 7월과 8월에 고점을 기록했고 동두천의 경우 유일하게 현재까지도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이 주택시장의 선도주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할 때 뒤늦게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 강북권과 경기 북부지역을 비롯해 수도권의 대부분 지역들은 점차 본격적인 내림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06년 말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던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의 경우 2008년 말에야 고점을 형성해 무려 2년여의 시간 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결국 시장을 주도하는 강남권 아파트값이 바닥을 친 이후에야 이에 후행하는 다른 지역들도 하락세를 멈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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