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응급실行, 할머니보다 많다
할아버지 응급실行, 할머니보다 많다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08.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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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응급실行, 할머니보다 많다

[데일리경제]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여자가 1.5배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을 찾는 노인 환자들은 남자가 10%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응급실로 내원하는 노인 환자의 37.8%가 겉으로 구분이 안 되는 모호한 증상을 호소했다. 또한 노인들은 의사표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 질환의 중증도가 높아 응급실에서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남자 노인 응급실行, 여자보다 10% 많아

<2005 인구총조사 65세 이상 남/여 비율>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가 2007년 한 해 동안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 응급센터를 찾은 65세 이상 노인 19,0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급실을 찾는 노인은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으며, 절반 이상이 입원을 요할 만큼 중증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내원 65세 이상 환자 남/여 비율>
조사결과 남자 노인이 10,605명으로(55.7%) 여자 노인 8,434명(44.3%)보다 응급센터 찾는 비율이 10%나 높았는데, 이는 65세 이상 인구 중 여자가 남자에 비해 20% 이상 많은(통계청 2005년 인구총조사 기준)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이다. 또한 성인의 경우에는 여자들이 전반적인 병원이용률이 높게 나타나는 데 비해, 노인의 경우엔 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6월 대한노인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 질환 구분 안 되는 모호한 증상에 시달려

노인 응급환자는 보통 성인 응급환자에 비하여 상태가 심각하고, 입원해야 할 상황인 경우가 46.6%로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에는 30% 정도만이 응급실에서 입원으로 이어지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이들 노인 응급환자의 질환 특성은, 3분의 1 이상(37.8%)에서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모호한 증상으로 응급센터로 내원한다는 것이다. 가령 가족들에게 왜 응급실을 찾았는지 물어봐도 ‘거동을 잘 하시던 분이 요즘 누워만 있더라’ ‘요즘 계속 이상해 보이더라’ 등으로 설명한다.

또한 조사 대상 중 약 1/5인 3,653명이 부딪치거나, 넘어지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등의 외상으로 인한 외적 요인으로 찾아오는 경우이다. 그 외 진단이 가능한 환자들의 경우 가장 많은 것이 심혈관질환, 위장관질환, 종양, 호흡기 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 보호자는 환자 상태 정확히 파악해 전달해야

일단 보호자들은 노인 환자의 경우 증상이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항상 감안해야 한다. 노인들에게는 대체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흔한 질환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발현될 수 있다. 또한 노인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서로 섞이면서 혼동을 주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은 신체적 예비능력 저하와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증상에 대한 표현이 즉각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자칫 질병의 중증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작고 사소한 증상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세심함이 요구된다.

왕순주 교수는 “노인의 경우 같은 연령대라도 남자가 여자에 비해 각종 질병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노인들은 자녀에게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는 일에 서툴고 몸이 아파도 혼자 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닥쳐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고 설명하고, “게다가노인들은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증상이 모호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는 노인의 상태가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와 다른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관찰하고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인 환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 보호자는 먼저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이나 119 등에 도움을 요청한다. 의식이 없다면 딱딱한 바닥에 환자를 눕히고, 조금 서투르더라도 되도록 기도 유지와 흉부압박을 시행하면서 전문가를 기다린다. 전문처치자 도착 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응급실로 내원했을 경우 노인 환자들은 비록 의식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호소하는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병원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잘 아는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며, 보호자는 환자의 병력과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야만 적절한 진단과 처치가 가능하다. [배원숙 기자 baeluv@kdpress.co.kr]

■ 자료문의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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