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활량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 높다
폐활량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 높다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03.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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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활량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 높다

평소에 달리기를 하거나 산에 오르는 등 조금만 운동을 해도 남보다 쉽게 숨이 찬다 싶으면, 한번쯤 대사증후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팀(공동연구자 원광대산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운 교수)은 건강한 성인남성 4,583명을 대상으로 폐기능 검사 및 생활습관 조사, 신체계측, 대사증후군 항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폐활량이 적을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07년 12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에서 밝혔다.

■ 폐활량 적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성 높아
폐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들에서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건강한 성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폐활량 저하와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사증후군 : 고혈압과 복부비만, 고지혈증, 당뇨, 응고장애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노력성 폐활량 : 의식적으로 최대로 들이마신 공기의 양>

조사대상인 건강한 성인 남성 4,583명을 노력성 폐활량(FVC)에 따라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폐활량이 가장 큰 그룹(Q1)의 경우 1,120명 중 144명(12.9%)이 대사증후군이었으며, 두 번째 그룹(Q2)은 1,128명 중 171명(15.2%), 세 번째 그룹(Q3) 1,127명 중 173명(15.4%), 폐활량이 가장 적은 그룹(Q4)은 1,208명 중 228명(18.9%)이 대사증후군으로 나타남으로써 폐활량이 적을수록 대사증후군 비율이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은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를 가진 그룹의 폐활량과 대사증후군이 없는 그룹을 비교해보면 더욱<대사증후군 위험인자 수에 따른 폐활량 변화 양상> 확연하게 드러난다. 복부비만,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개수별로 그룹을 세분화해 각각 평균 폐활량을 비교해 보면, 위험인자가 없는 그룹의 폐활량은 평균 102.5%였고, 위험인자가 1개인 그룹은 101.5%, 2개는 99.8%, 3개는 98.9%, 4개 이상은 98.3%로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 개수가 많아질수록 폐활량도 일관되게 낮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비만,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등의 공통점
폐기능 저하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은 다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비만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흉벽의 탄력이 떨어지고 기도의 저항이 증가하기 때문에 폐활량이 낮으며 주로 제한성 폐질환의 양상을 보인다.

둘째, 폐활량이 낮으면 혈장 내 인슐린 농도와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해서 당뇨병의 발생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그 이유로 저산소증으로 인한 인슐린 조절장애와 이로 인한 인슐린 분비의 영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셋째, 만성폐쇄성폐질환처럼 폐활량이 저하된 환자들은 전신의 저강도 염증반응지표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반응은 대사증후군에서도 관찰된다.

이처럼 비만, 인슐린 저항성, 그리고 전신 염증반응 등이 폐활량 저하와 대사증후군의 발생에 공통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호흡기환자가 아닌 정상적인 폐기능을 갖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까닭에 각 그룹간의 차이가 작게 나오긴 했지만, 건강한 사람에서도 폐기능이 낮을수록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 대사증후군이란?
한국인 사망원인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당뇨병·고혈압·뇌졸중·심장병 등은 모두 ‘대사증후군’이라는 하나의 질병에서 기인한다. 이들 질환은 하나가 발생하면 여러 개가 동시에 발생하는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포도당을 분해해 간·근육 등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의 각종 성인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생활습관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심한 비만이 아니더라도 대사증후군의 인자를 지닌 경우가 많고, 성인 네 명 중 한명이 이에 해당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X증후군’이라 불리기도 했다.

다음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①복부비만: 허리둘레가 남성 102㎝(동양남성 90㎝) 이상, 여성은 88㎝(동양여성 80㎝) 이상
②중성지방: 150(㎎/㎗) 이상
③고밀도 콜레스테롤(HDL): 남성 40(㎎/㎗) 미만, 여성 50 미만
④혈압: 수축기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85 이상
⑤공복 혈당: 110(㎎/㎗) 이상 또는 당뇨병 치료 중

■ 폐활량 늘려주는 유산소 운동이 예방에 도움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금주와 금연이다. 그리고 되도록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비만증이나 고혈압과 당뇨병을 방지하고 고지혈증을 감소,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에어로빅, 조깅, 수영, 걷기, 등산 등 폐활량을 늘려주는 유산소 운동은 대사증후군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심혈관의 적응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4~5회 정도, 30분간,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70%에 이르도록 운동을 하도록 한다.

식사습관도 매우 중요한데, 저염,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위주의 식사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동물성 기름, 햄, 뱀장어, 지방이 많이 포함된 육류와 과다한 당질 섭취,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야채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부족한 단백질은 콩, 두부, 생선 등으로 보충을 하며 과일 중에서는 토마토가 좋다.

■ 자료문의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 (031-380-1780)

<배원숙 기자 baeluv@kd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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