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분석] 국내 증시, 하방경직성 유지될 전망
[전문가 분석] 국내 증시, 하방경직성 유지될 전망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3.08.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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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중순이면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이라고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밝히면서 채무한도 증액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재정지출 축소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미국 정치권의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오는 9월말 2014 회계년도(2013.10월∼2014.9월) 예산안 합의 마감일까지 다가오고 있어 불안감이 만만치 않다.

지난 2011년 7~8월과 2012년 11~12월 두 차례에 걸친 미국 정치권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과정에서 경험했던 불협화음을 고려할 때 오는 9월(17~18일, 이하 현지시각) FOMC회의에서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와 맞물려 또 하나의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고려하면 미국의 정치 이슈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더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우선 1)미국 채무한도 증액 문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돌발악재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한시적 증액안 가결과 재무부의 긴급자금 확보(2012년 12월 2천억달러, 2013년 5월 2천 6백억달러)를 통해 임시방편적으로 미국 채무한도 증액 문제를 봉합한 바 있어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서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2)지난 2011년 채무한도 증액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유럽사태와 같은 악재들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퀘스터 여파로 인한 연방정부 지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재고투자와 소비자 지출 호조에 힘입어 미국의 2분기 성장률(1.7%)이 시장의 예상(1.0%)을 크게 웃도는 등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 그만큼 경기와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 리스크의 완화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며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은 상황이다.

3)지난 2011년 8월 채무한도 증액 협상 마감시한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이 극적으로 합의에 나선 것처럼 적어도 극단적인 상황(채무불이행)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정치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며, 지난해와 같이 대선, 총선, 지방선거(11월초) 등 주요 정치적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지 않아 정치적 협상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미국 정치권 협상 과정에서 다소간의 진통은 있겠지만, 채무불이행과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과 같은 크레딧 이슈로 발전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판단이다.

한편으로 4)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라진 매매패턴과 외환시장의 안정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6개월 이하 단기 국채금리가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5년 이상 장기 국채금리는 연중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즉,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 이어 채무한도 증액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증시 역시 동반 상승세를 보일 여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외환시장의 안정세, 긍정적인 외국인 매매패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의 안정성(7월말 기준 외환보유고 3,297억달러로 사상 최고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내 증시는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신흥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거나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업종 및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도 최근 펀더멘털의 안정성과 수급모멘텀이 양호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KOSPI 내 경기민감주 중심의 대응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우리투자증권=박성훈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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