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부적격자 혈액 시중 유통
헌혈 부적격자 혈액 시중 유통
  • 서지은 기자
  • 승인 2011.10.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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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에 감염된 혈액, A형간염 보균자의 혈액 등 헌혈 부적격자의 혈액이 시중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있는 '채혈금지 대상자'들이 헌혈한 건수가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2064건에 달했다.

이 중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여행을 다녀온 헌혈 부적격자들의 헌혈 건수는 1854건(90.0%)으로 가장 많았고, 국외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이 192건(9.3%)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말라리아가 수혈감염 위험이 높지만, 아직 법적으로 간염이나 에이즈처럼 헌혈 혈액 검사 대상이 아니라서 오로지 사전 문진에 의존해 헌혈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있다는 것.

특히 헌혈자들이 국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여행했거나 병력이 있는 것을 문진할 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헌혈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즉, 헌혈자가 알려주지 않으면 부적격 혈액인지 모른 채 혈액이 유통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원 의원은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 사실이나 병력을 문진에서 발견해 헌혈을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말라리아 수혈감염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며 "수혈감염위험도 1군 병원체처럼 말라리아에 대해서도 헌혈 혈액 검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여행한 헌혈 부적격자의 혈액은 헌혈 이후 헌혈 부적격자임이 밝혀져도 '보관 검체'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전 검사뿐 아니라 보관 검체에 대한 사후 조사를 해야 할 것"이러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형간염 보균자의 혈액이 시중 유통돼 수혈 받은 2명이 감염된 사례도 존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HAV 검사결과 및 양성혈액 출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총 14명의 A형간염 보균자가 헌혈한 혈액으로 모두 24개의 혈액제제가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2008년 6월 헌혈한 혈액 중 농축적혈구를 수혈 받은 30대 임산부가 처음으로 A형간염 감염됐으며 올해 4월에 농축혈소판을 수혈 받은 환자도 A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최 의원은 "헌혈을 하는 당사자도 A형간염 잠복기로 인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증 질환자가 수혈을 받을 경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문진 강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데일리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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