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구 경화, 심혈관질환 발생 시켜
혈구 경화, 심혈관질환 발생 시켜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12.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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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구 경화, 심혈관질환 발생 시켜
건강한 혈구가 고혈당이나 자유래디컬(free radical), 콜레스테롤 등으로 인해 혈구막이 경화되면 심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신세현(사진) 교수팀과 경북대학교 진단검사학과 서장수 교수가 함께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적혈구의 변형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혈구 변형능이 낮은 대상자 대부분이 혈관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당뇨성 환자에게서 더욱 현저하게 드러났다.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대부분의 혈관질환은 선행증상 없이 발병하는 ‘침묵의 살인자’로 오늘날 인류 사망의 첫번째 요인으로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2006년 현재 미국의 경우 사망원인의 49%가, 한국은 암(26%)에 이어 23%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의 사전 진단율은 매우 낮은데, 이는 혈관질환의 퍼즐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 화학적 검사결과가 정상인 경우가 무려 50%에 달한다. 그런데 높은 콜레스테롤의 혈액이 혈관을 순환하면서 특정 부위에만 동맥경화가 발생하는지 또는 당뇨합병증은 신장이나 망막과 같이 미세혈관이 많은 장기에서 자주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기존 학설로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혈액검사에서 간과되었던 혈액의 점도, 혈구의 변형능 및 응집성과 같은 혈액의 유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혈관질환자 대부분이 혈액유변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며 이는 낮아진 혈구 변형능과 증가된 혈구 응집성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당뇨병 환자군에서는 혈당 때문에 혈구의 유연성이 건강군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고, 당뇨성 혈관합병증 환자군에서는 더 심각하게 혈구 변형능이 감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당에 의해 혈구표면이 당질화 및 산화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1시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고혈당에 노출된 혈구라도 치명적으로 혈구변형능이 감퇴되는 것으로 밝혀져 당뇨관리에 경종을 울렸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신세현 교수는 “혈구의 변형능과 응집성 검사가 지금의 생화학적 검사와 병행되면 혈관질환의 진단율이 혁신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며 “앞으로 생물학 및 의과학에 기계공학의 학문을 융합해 혈관질환의 풀리지 않는 퍼즐을 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 교수는 기계시스템에 적용해오던 유체공학을 혈관유동에 접목한 생체유변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세계최초로 진료현장용 혈구변형능 측정기술을 개발해 현재 국내외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연구와 임상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역에서 진행된 ‘금요일의 과학터치(과학기술부 대국민 과학문화사업)’에서 발표됐다. <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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