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고가아파트 경매 봇물
외면 받는 고가아파트 경매 봇물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11.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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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는 고가아파트 경매 봇물

경매 시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초고가 아파트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부동산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 말까지 수도권지역의 6억 이상 고가 아파트 경매물건 수는 총 104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0건과 비교할 때 무려 72%나 증가했다. 반면 낙찰률(진행물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2.6%로 작년 49.5%에 비해 16.9%p 떨어졌다. 이는 작년에는 경매 진행된 고가아파트의 절반 정도가 낙찰됐던 것과는 다르게 올해는 1/3 수준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낙찰가도 낮아졌다. 올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83.7%로 전년대비 4.8%p 떨어졌다. 경쟁률 역시 지난해 5.5대 1에서 올해는 4.7대 1로 하락하면서 경매 주요 지표인 낙찰률, 낙찰가율, 경쟁률이 트리플 동반 하락했다.

일례로 감정가 21억원에 나온 문정동 올림픽훼미리타운(전용 192㎡)는 2번이나 유찰된 끝에 지난 10월 29일 감정가의 76.2%인 13억4400만원에 낙찰됐으며, 도곡동 푸르지오(전용 147㎡) 역시 2회 유찰 뒤 낙찰금액은 감정가 12억5000만원의 68%인 8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이 밖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44㎡(감정가 23억원, 최저가 14억7200만원), 도곡동 타워팰리스 115㎡(감정가 13억원, 최저가 8억3200만원), 사당동 삼성래미안 158㎡(감정가 13억원, 8억3200만원) 등 이미 2차례에 걸쳐 유찰됐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고 이밖에도 상당수가 있다.

앞으로 고가 아파트는 경매시장에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분 조건부 대출,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의 규제로 인해 대출 연장 또는 이자 납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의 부동산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의 경우 작년 연말 이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으나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대출 부담은 가중됐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이 시기에 구입한 주택 대부분이 실제 경매시장에 등장 하는 시기가 대략 1~2년 후가 되므로 지금부터 2008년까지 이런 매물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시기가 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금리상승으로 대출금 상환압박에 시달리는 잠재 경매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여 내년 고가아파트 경매 공급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대출과 세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수요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현재 경매 응찰자들은 저가 물건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고가는 외면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매를 앞둔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압구정동 현대 160㎡,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75㎡,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134㎡, 삼성동 래미안 177㎡, 용산파크자이 162㎡ 등이 있다.

<배원숙 기자 baeluv@kd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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