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남북 건설분야 민간협력 창구 구성 추진'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남북 건설분야 민간협력 창구 구성 추진'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10.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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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남북 건설분야 민간협력 창구 구성 추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소감은...

이번이 2번째 평양 방문이다. 지난 2002년 유경체육관 개관 때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했었다. 당시에는 남북 경계선을 넘어서면서 입국심사대 건물도 없었고 비포장도로에 인민군들에게 불쾌할 정도로 몸수색을 받았었는데 이번엔 냉방시설이 마련된 버스를 타고 기분 좋게 평양을 방문할 수 있었다.

개성에서 평양까지의 거리가 160㎞ 정도이다. 서울서 대전가는 거리인데 2002년 당시에는 '참 못사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변 산들이 거의 나무가 없어 속이 다 보일 정도의 민둥산이었다. 우리나라 50~60년대 처럼 땔감으로 써 나무가 없었다. 이번에 보니 나무들이 어느 정도 자라 보기가 괜찮았다. 또 수해 복구가 빨리 이뤄졌는지 도주 주변도 깨끗하고 2002년 때보다는 훨씬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경제도 당시보다 좋아진 것 같다.

노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청소를 해서인지 평양시내는 깨끗했다. 예전에는 칙칙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평양에 들어서면서 우리를 환영하는 12만명의 인파가 김정일꽃, 김일성꽃 등 장군꽃을 흔들며 "조국 통일"을 연호할 때는가슴이 뭉클해지기 까지 했다.

이번 방북에서 본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은...

처음 환영식에서 모든 수행원들을 한 줄로 세우더니 김정일 위원장이 일일이 악수를 했다. 처음 김위원장의 손을 잡아봤는데 손이 두툼하고 상도 두꺼비 상이라 첫 인상이 좋았다. 옷도 인민복을 입어서인지 화려하지 않고 허름해 보였지만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남측 수행원들과 노대통령의 소개를 받으며 일일히 악수를 하면서 친밀감을 보였다. 와서 보니 신문에서 분위기가 안좋았던 듯 보도했지만 실제로 북한 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리랑 공연을 보러 갔을 때 꽤 고위직 사람이 "김위원장님이 오시면 비가안오니 걱정하지 말라"고 진짜 믿듯이 말했을 때 속으로 좀 우습기도 했지만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수긍이 가더라.

북한은 한민족이고 가까이 있다. 우리가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북쪽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 터놓고 다가가며 북한과 남한이 윈윈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백화원초대원에서 김 위원장이 오후 1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우리측 수행원을 위한 환영식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대통령과 즐겁게 이야기 했고 상당히 유모스러웠다. 남측 기업대표들 앞에서 와인잔을 들어 건배를 제의하는 등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3번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김위원장은 나오는 음식을 모두 싹싹 비웠고 포도주도 모두 마시는 등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번 방북에서 3번 손을 잡아봤는데 사람이 인간적이라고 느꼈다.

건설분야 남북 경협과 관련돼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정리됐나...

우선 건설업계 차원에서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합의된 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합의 사항들이 대부분 건설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국내 건설업계는 기대하는 바가 크다. 경제특구 건설, 백두산 관광, 조선소 건립 등 모든 것이 건설쪽에서 도로도 건설하고 기반시설을 닦아놓아야 활발히 진행되지 않겠는가.

10.4 합의사항 중 건설분야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해주지역 경제특구 건설, 한강하구 공동이용) ▲안변, 남포 조선소 건설 ▲철도ㆍ도로의 공동이용, 개보수 등이다. 이중에서 한강하구의 공동이용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곳 하구를 개발하면서 상당 양의 모래도 채취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20년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이곳에서 얻은 이득을 북한측에 돌려주되 현금 대신 남측 건설업체가 직접 사회기반시설(SOC)을 보수해주거나 건립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어려운 국내 건설환경의 돌파구가 될 것이며, 특히 중소건설업체도 원거리 등의 어려움이 해소돼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 경협의 원활한 실행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조달 방법은...

50여조원으로 추산되는 남북경협 경비중 SOC 기반시설 및 개성1차공단 수준의 해주공단부지 조성비만 해도 2조 1,000여억원의 비용이 예상된다. 이를 우리나라의 재원만으로 추진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국제 금융기구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북핵문제가 잘 해결된다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금을 활용하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속도로나 항만 등의 사업은 민간자본유치사업(BTL) 등 외국의 민간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수 있다. 상환은 한강하구 골재, 북한 광물 등 대물상환 방식을 고려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은 경협자금을 일부 활용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항은 정부와 면밀히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다.

건설분야 남북경협의 창구 단일화를 얘기했는데...

합의된 건설관련 사항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남북한 건설분야 민간협력 창구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의 창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기업 등이 고루 참여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조만간 각 부분 대표들과 모임을 갖고 이를 위한 방안을 집중논의해 가능한 연내에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북측의 인력 개발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질 높은 건설인력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부문별 협의 때 북한 내 기술훈련원 설립을 제안했다. 현재 대한건설협회 산하에 건설기술교육원(인천소재)을 운영하고 있다. 현실상 북한 인력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어 개성공단 등에 교육원을 설립하고 건설기술교육원의 교수들을 이곳으로 파견시켜 교육시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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