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도 손발이 차면…수족냉증 또는 레이노이드증후군
삼복더위에도 손발이 차면…수족냉증 또는 레이노이드증후군
  • 황태환 기자
  • 승인 2010.08.05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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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기능 활성화해 기혈(氣血)순환 촉진시켜 치료

[데일리경제] “한여름에도 손발이 얼음처럼 차고 시려요.”

한낮에는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으로, 밤에는 25도가 넘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요즘 같은 삼복더위에도 손발이 차고 시리다는 사람들이 있다.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시린 이런 경우를 두고 말 그대로 ‘수족냉증(手足冷症)’이라고 한다.

수족냉증이란 바깥 날씨가 춥다고 느낄 만한 기온이 아닌데도 신체의 특정 부위, 특히 손과 발이 차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이 경우 아무래도 추운 겨울철에 더 고통을 겪는데, 무더운 여름철에도 실내에서는 긴팔 옷을 입거나 양말을 신어야 하는 불편을 호소한다.

손발이 차가운 대부분의 사람은 흔히 자신을 수족냉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족냉증과 비슷한 증상으로 손발이 차고 저리면서 가끔 살을 에는 통증이 있다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레이노이드증후군에 걸린 뒤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하게 변했다가 곧 파란색으로 바뀐다.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손과 발이 차다는 비슷한 증상 때문에 수족냉증과 혼동되는 레이노이드증후군은 혈관염, 피부경화증,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을 동반해 심한 경우 동상에 걸린 것처럼 일부 조직에 피가 통하지 않는 조직괴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수족냉증이나 레이노이드증후군이나 모두 혈액순환 장애에서 비롯된다”며 “인체는 기(氣)가 혈(血)을 이끌어 온몸을 순환하면서 영양소를 공급하고 체온을 유지시킴으로써 생명을 유지하는데 기와 혈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조직부터 혈액순환에 장애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4년 6876명이던 레이노이드증후군 환자는 2008년에 1만9565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8% 많았는데, 이는 여성이 요리와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을 하면서 남성보다 찬물을 많이 접촉하고 짧은 치마를 입는 등 하체를 차게 노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족냉증과 레이노이드증후군 치료는 몸을 가급적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강조한다.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려면 먼저 폐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자연의 기운을 최대한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부터 폐가 오장육부의 모든 기를 주관한다 하여 ‘폐자기지본(肺者氣之本)’이라고 했습니다. 몸속을 돌아다니며 영양소를 공급하는 혈액은 혼자 힘으로 순환할 수 없으므로 누가 힘껏 밀어주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힘이 바로 기(氣)입니다.”

서효석 원장은 “외적으로 호흡하면서 대자연과 기운을 주고받고, 내적으로는 인체의 모든 기를 주관하는 폐를 강화시키면 모든 기관이 원활하게 돌아가 제 기능을 다하게 되고 레이노이드증후군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편강한의원은 레이노이드증후군 환자에게 편도선을 강화하고 폐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효과가 있는 편강탕 처방을 한 결과 대부분 완치되었다고 밝혔다. 40대 주부 김 모씨는 “사시사철 손발이 차고 저리며 피부색이 창백했는데 편강탕 덕분에 손발에 화색이 돌고 따뜻해졌어요. 이제 악수도 자신있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수족냉증이 가벼운 증상처럼 보이지만 오래 방치할 경우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오고 부인과질환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큰 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다음과 같은 생활 속의 수족냉증 예방요법을 제시했다.

○설거지나 손빨래를 할 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이용한다.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젖은 손은 바로 수건으로 닦는다.
○손시림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금 차가운 물건을 접촉할 때에도 장갑을 낀다. 냉동실에서 차가운 음식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 옷을 따뜻하게 입는다. 몸의 중심부 운도가 높으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을 수축시켜 레이노이드증후군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금연한다.
○겨울철 외출할 때는 장갑을 꼭 낀다. 벙어리장갑이 보온 효과가 크다.
○따뜻한 물과 차를 자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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