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청소년 꿈나무들의 끊임없는 시련
빛과 그림자: 청소년 꿈나무들의 끊임없는 시련
  • 정우진 학생기자
  • 승인 2024.03.27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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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선수를 위한 험난한 도전,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이번 공격은 너가 주도해야 해.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니까." 

    이 말은 팀에서 가장 뛰어난 농구 선수만이 들을 수 있는, 그를 향한 믿음과 인정의 증표가 되는 감독의 말이다. 접전 끝에 팀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는 마지막 공격권이 주어진다면, 이 말은 힘 있는 부담감과 동기부여를 동시에 선사한다. 농구선수를 꿈꾸는 전 세계의 청소년들은 이런 인정을 받고 존경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 동료들과 암묵적이지만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인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인생을 오로지 농구에만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는 선수들은 농구부가 있는 학교에 등록하여 학창시절을 보낸다. 이 기나긴 여정은 열정, 엄격한 훈련, 농구선수라는 같은 꿈을 품은 팀 동료들과의 침묵과 치열함이 공존하는 경쟁으로 가득 차있다. 한편으로, 농구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모두가 주목하는 농구 선수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청소년들은 그 누구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모험적이고 거친 여정이 다. 하지만 낭만 가득할 것 같은 여정에도 장애물은 존재하는 법, 이러한 시스템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눈에 띄어야 하니까.”

    농구 선수의 매 순간에는 무수한 노력이 뒤따른다. 엘리트 농구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 또한 매우 어린 나이부터 자신만의 노력을 갈고닦는다.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침 일찍이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교실이 아닌 체육관으로 향한다. 매일매일 몸을 키우기 위한 트레이닝뿐만 아니라 드리블 등의 기술 훈련, 여러 연습경기를 가지며 실전 감각을 익힌다. 훈련에 참여하는 감독이나 코치들은 냉철한 평가를 제공하며 학생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으로 혹독한 트레이닝을 지속한다. 이 고강도의 루틴은 농구 스타가 되는 꿈을 위한 발판이 되는 순기능을 기대하게 하지만, 과연 청소년들의 열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는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이러한 방식이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원초적으로 갈망했던, 농구가 주는 즐거움과 농구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현실은 냉정한 법”

    스포츠 세계에서, 특히 농구는 신체조건이 가장 큰 장점이자 재능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더욱, 농구선수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영위할 수 있을정도의 신체조건을 갖추기 위해 키가 자라거나 프로무대에서 밀리지 않을 다부진 체격을 만들기 위한 도전과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어떻게 보면 도박에 가깝다. 엘리트 청소년 농구 선수들도 이런 딜레마에 빠진다. 신체조건의 한계와 그 한계로 인해 자신의 성공이 점쳐지지 않는 생각과 인식 때문에 중학교 졸업 후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학교 생활 3년을 농구에 전념한 상태에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 넘어가는 단계를 거쳐갈 때에는 학업적인 소양에 대한 관심이 간과되며, 학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무관심해진다. 농구 선수를 준비하던 시절 존재했던 문화적, 사교적 결함을 메우기 위해 청소년들은 농구 코트 밖에서의 삶을 내색하며, 흔히 말하는 ‘일탈’을 경험한다. 

제 22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 농구대회에 참여한 고양시 농구 대표 선수단
제 22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 농구대회에 참여한 고양시 농구 대표 선수단

    “사라진 나의 꿈들에게”

    열정과 야망은 동기부여의 깊은 원천이다. 엘리트 청소년 농구 선수들은 그들이 마주할 고통과 시련을 알고있음에도, 농구를 향한 사랑과 열정에만 의지하며 그들의 진로를 결정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그 길을 떠나고 종종 그들이 지녔던 원초적 열정을 잃어버려 ‘일탈’의 길을 택하게 된다. 초등학생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던 농구 애호가로서 나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농구선수의 꿈의 더 확장시키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농구에 대한 사랑은 농구를 하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순수한 즐거움에서 나온다. 그러나 농구선수 뿐만이 아니라 어릴적부터 추구해왔던 꿈을 비교적 늦은 나이에 포기한 친구들을 지켜보면 원래의 열정과 동기부여를 잃어가는 것을 현저히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한국 엘리트 스포츠 육성 시스템에게 물음표만을 남겨놓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엘리트 농구 훈련 시스템은 더 많은 유망주들을 육성할 정도로 그 목적이 충분히 다재한가? 유소년 선수들이 지닌 농구에 대한 애정을 진심으로 보호하고 그 애정을 더욱 견고히 제련해줄 수 있는가? 현재 대한민국의 유소년 운동선수 육성 시스템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하고, 이것이 곧 육성 시스템을 통한 종합적인 선수 발전을 도모하고, 선수들의 열정과 동기를 보존할 수 있는 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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