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 플라스틱 – 순환경제 해법을 찾는다 "
[인터뷰]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 플라스틱 – 순환경제 해법을 찾는다 "
  • 박기영 기자
  • 승인 2024.02.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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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물부담금, 기업에 준조세로 작용, 해묵은 과잉규제 문제 시급히 해결해야
탄소중립 실현과 순환자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선택지로 플라스틱 제시
사업재편 및 산업전환 대응, 4차 산업혁명에 맞는 DX 전환과 DX 인력 양성 시급
자원순환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플라스틱 이미지 개선 노력이 시급한 과제

■ 편집자주 :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은 물론 건설, 전자, 자동차, 배터리 등 전 산업에 걸쳐 핵심 소재 및 부품 등 다양한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과 함께 10대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 해온지 오래다. 또한, 산업·경제·문화 등 전 부문에 걸쳐 혁신의 아이콘이었고 현대 사회를 ‘플라스틱기(Plastics Age)’라고 명명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지는 최근 글로벌 탄소중립 및 탈 플라스틱 정책, 국제플라스틱협약 추진 동향, 내수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사면초가에 빠진 플라스틱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플라스틱 기업의 대응방안 및 국내 플라스틱 대표단체인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에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에게 국내 4차 산업혁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플라스틱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순환경제사회 전환에 대한 플라스틱 업계 현황을 들어봤다.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전북 완주 소재 명진엔터프라이즈 대표를 맡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우연한 기회에 플라스틱에 흥미를 갖게 되어 업계에 뛰어들었다. 1991년 창업 이래 30년 이상 포장용 플라스틱 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왔으며 최근 인쇄·가공 부문 확장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993년 협동조합 운동에 투신하여 전북합성수지 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직을 4차례 역임했으며, 현재 제10대 전북합성수지 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제10대 중소기업중앙회 전북 중소기업회장 및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플라스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하신다면

▶플라스틱은 금속, 세라믹과 함께 국내 산업의 3대 소재 중 하나이다. 플라스틱의 역사는 일반적으로 1900년 미국의 베이클랜드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합성한 ‘베이클라이트’의 발명을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인류가 ‘철’을 발견한 지 4천 년이 지났고 ‘종이’의 원조인 파피루스를 사용한 지도 3천 년이 지났다. 따라서, 120살에 불과한 ‘플라스틱’은 가장 젊은 소재이며 철이나 종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용 범위가 넓은 만능의 소재로 불려왔다.

플라스틱을 천연수지와 비교해 합성수지라고도 통용되고 있다. 수지란 송진과 같은 나뭇진으로 천연의 식물 수지를 말하며, 합성수지는 인공으로 합성된 수지라는 뜻이다.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유기 화합물의 에스테르화에 의해 제조되며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20,000 ~ 500,000인 고분자량 폴리머를 말한다.

합성수지는 일반적으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등으로 대표적 열가소성 플라스틱을 말하며, 전 세계 생산량은 약 3억9천만톤이다.

,우리나라는 1천4백만톤을 생산하고 그중 60% 정도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석유화학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에 대해 요약한다면

▶플라스틱 산업은 대한민국의 뿌리산업으로 사업체 수는 2만6천 개로 연 23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제품의 출하액은 54조 원으로 제조업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용도는 식기, 용기 등 생활용품부터 건축 및 건설자재, 전기·전자제품의 부품 및 하우징, 자동차용 부품, 우주항공산업 소재·부품까지 산업전반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재료로 제작된 다양한 제품들/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플라스틱 재료로 제작된 다양한 제품들/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현재 플라스틱 산업이 당면한 현안들이 있다는데, 해결 방안은?

▶플라스틱 산업이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글로벌 플라스틱 규제로 볼 수 있다. 신의 축복으로 일컬어지던 플라스틱이 언제부터인가 신의 저주인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 물론 탄소중립의 필요성이나 폐기물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탄소중립과 폐기물 문제에 대한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석유화학업계와 플라스틱업계의 이미지 개선 활동이 미흡한 탓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급진적인 환경론자나 시민단체의 호도된 보도활동도 플라스틱에 대한 시민의 부정적인 견해를 가중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부담금과 같이 중소기업의 준조세로 고통을 주는 해묵은 규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반면, EU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플라스틱을 21세기 물질로 규정, 일찍부터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연차별 계획을 수립했다. 탄소저감과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으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기후 문제와 함께 자원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그 궤를 같이한다. 지속적으로 순환이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이야말로 현대 산업사회의 소재 중 가장 유용한 소재의 하나일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과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지로 플라스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특히, 현재 몸 담고 있는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플라스틱의 올바른 미래상을 제시하고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활동을 범 플라스틱 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협력해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평생 플라스틱 산업에 종사해 왔고 앞으로도 남은 인생을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 본인의 꿈이다.

또 다른 문제는 플라스틱 산업이 직면한 사업재편 및 산업전환에 대한 대응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었으나 세계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 및 내수 부진은 플라스틱 중소기업계에 가장 큰 위협요소로 지난해 이후 범용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업의 가동률이 30% ~ 50% 수준으로 급감하고 끝내 폐업에 이르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투자 부족과 고질적인 인력문제도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저해하는 커다란 요인이다. 플라스틱은 대한민국의 뿌리다. 뿌리산업이며, 필수 산업인 국내 플라스틱 산업이 붕괴된다면 우리 산업의 미래도 밝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업계에서도 사업재편 및 산업전환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DX 전환과 그에 따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낮은 단계인 SMART 공장을 확대 보급하고 무인공장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IoT 기반의 MES 도입과 로봇 등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지원정책과 업스트림인 석유화학업계와 다운스트림인 플라스틱업계와 동반성장 상생협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지역회장 및 협동조합의 임원으로서 역할과 포부를 말해주신다면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노력 외에도,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미시적인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공동사업 활성화, 중소기업 네트워크 강화, 지역 특화정책 개발 등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협동조합 이사장 및 지역 회장을 역임하는 기간에 우리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공공기관이 우수한 지역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지역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갖춘다면 개별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직 협동조합 육성 조례가 마련되지 않은 지역에는 협동조합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자체마다 특색있는 협동조합 지원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 등 공공구매시장과 관련한 중소기업 애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이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소통으로 해소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 지원예산이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법제화된 납품대금 연동제와 기업승계 요건 완화 등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반영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공통 현안 해소를 위해서는 각각의 협동조합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사진제공=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현 정부나 산업계에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

▶플라스틱은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이며, 필수 산업이다. 뿌리산업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산업이 흔들린다. 플라스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과 플라스틱 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 위기에서 지구를 살리는 방법은 탄소 발생 억제와 탄소발자국과 관련된 全 과정 평가(LCA)를 기준으로 할 때, 플라스틱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Plastics shape the future) 몇 안 되는 친환경 물질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국내도 플라스틱 사용의 무조건적인 규제보다 플라스틱의 자원순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시급한 과제라 생각한다. 앞으로 플라스틱 업계도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지켜 봐달라.

 

※ 채정묵 전북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 수상 및 약력

現 명진엔터프라이즈 대표

    제3, 8, 9, 10대 전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제9, 10대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중소기업회장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

    협동조합운영발전분과 위원장

    전북경제발전위원회/전북발전커뮤니티포럼 수석부회장

    (사)전북비젼포럼 고문

    중소기업중앙회 환경정책위원회 위원

前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윤리위원

2005 중소기업청장 표창 수상

2019 전라북도지사 표창

2022 전라북도우수중소기업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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