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 고광선 회장 “ 경로당 무료중식제공 임기내 이룰 것”
(인터뷰)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 고광선 회장 “ 경로당 무료중식제공 임기내 이룰 것”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3.09.2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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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시설 열악..'한끼식사 300원' 현실"
"집에서도 요양 가능한 방문 의사 제도등 기반 확충해야"
고광선 회장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이하 서울시연합회, 회장 고광선)는 1970년 10월 5일 창립되었으며, 서울 25개 지회와 26개 노인대학, 노인여가복지시설 3,413개 경로당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연합회는 어르신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 및 사회참여 확대를 위하여 고령사회의 시대적 사명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고광선 서울시연합회장은 2021년 10월 67.4% 라는 높은 득표율로 제 19대 회장에 당선됐다.

한국외대 행정학 석사, 동방문화대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고회장은 경복대 복지행정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특히 고회장은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과 선임이사, 부회장을 거쳐온 노인복지 전문가로 2025년 준공예정인 청량리 서울연합회관 건립계획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음은 고광선회장과의 인터뷰

고회장은 복지 전문가답게 노인복지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까지 자세히 제시했다. 한국사회는 고령사회까지 오는 시간이 너무 짧아 정부나 사회, 개인적으로도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고광선 회장은 “경로당 복지를 해가야 되는 건지 복지관 복지로 가야 되는 것인지, 아팠을 때 집에서 케어를 해야 되는 것인지 아니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가야 되는 건지 제도적으로도 지금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들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 요양원, 방문 의사·간호사 등으로 집에서도 요양할 수 있게 해야

그는 “노인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제일 가기 싫어하는 곳이 요양원”이라며, “지금은 조금만 아프면 장기요양보험에서 등급 맞춰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집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노인 정책에서 가장 먼저 실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방문의사 제도, 방문간호사 제도, 방문 한의사 제도의 실천을 제시했다.

고 회장은 “몸이 조금 아프면 의사가 가방 하나 가지고 가서 케어를 해드리면 집에서의 요양도 가능하다”며, “의사협회에서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 이웃나라 일본 같은 데도 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대신 간호사들, 더 나아가 한의사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의사들이 국민들을 위해 폭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줄 것을 당부했다.

고회장은 “미물인 여우도 죽을 때는 자기 고향 태어난 곳을 향해서 머리를 두르고 죽는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정책을 그런 방안으로 할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노인 요양사도 포함시켜야

고회장은 “요양보호사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양보호사가 의사나 간호사도 아니고 정성을 다해서 하시는 분들도 아니다”라며, “요양사는 대부분 중국 교포들이 활동하고 있다. 집에서 식사 도우미 같은 일을 맡길 거면, 중국 교포 뿐만 아니라 더 싼 인건비로 가능한 아프리카 사람들도 와서 케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인건비는 우리 국민과 차등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예를 들어서 100만 원 받으면, 외국인은 그 이하로도 가능하니 노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면 아들, 딸이 부모를 요양원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에게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 등지에서 인력을 받아 서울 시내 맞벌이·한부모 가정에 연결해주는 것을 확장해 노인 요양사를 추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노인복지 정책에 경로당 복지로 갈 것인지 복지관 복지로 갈 것인지를 정부에서 키를 잡아야

고회장은 “서구사회에 복지관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뿌리 깊은 경로당이 있다”며, “경로당은 현재 한 7만 5천 개로, 산간벽지까지 없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경로당에 시설 기준이 없다. 시설 기준이 없다 보니 서울에도 3472개 경로당 중에서 5평 미만의 경로당이 16개, 10평 미만의 경로당이 500개”라며, “수도 서울의 복지 경로당이 신문지 깔고 노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여건에서 무슨 여가가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로당 기물 또한 이사 가는 사람들이 버리고 가는 의자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고회장은 “경로당 시설 기준을 우선 마련해서 식사를 지어 드실 수 있는 그런 공간, 식당도 식탁과 의자가 놓여져 있고, 남녀 휴게 공간도 구분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게 공간에는 건강 체조, 댄스, 노래 교실, 미술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관 프로그램과의 협력을 통해 이는 충분히 도입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노인들도 사회공헌 활동을 좀 더 폭넓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노인들이 자기 자식에게는 아주 잘 했지만, 국가 사회를 위해서는 헌신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노인의 사회공헌 활동도 좀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회장은 “초고령 사회를 맞이해 국가·사회를 위해 헌신하면서 본인도 살아 남으려면 국가·사회와 젊은이들의 삶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일자리 공급자 위주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경로당 시설기준 만들어야

노인 일자리에 대해서도 공급자 위주의 일자리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경로당에서 부모 외출시 아이 돌봄, 반려동물 위탁보호, 세탁물 수거 및 배송, 한강 인근 샛강 관리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고회장은 “우리보다 20년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전체 인구의 30%, 1억2600만명 중 약 4천만명이 노인”이라며, “그 노인들이 정년 퇴임이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익형 일자리라고 해서 쓰레기 줍고 이런 일은 해봐야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우리도 예를 들면 대기업이 우리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mou를 체결하고, 기업에서 근무하셨던 분들 퇴임 후 생산직 파트타임으로 1일 3시간 근무를 한다든지 단순 노동에는 얼마든지 투입할 수 있다”며, “노인 일자리도 과감하게 만들어서 일정한 수입도 주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에서는 시행하고 있는 지하철 택배 사업과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지하철 택배를 하시는 분들의 수익은 8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라고 전했다.

고회장은 “경로당도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시설 기준이 꼭 만들어져야 한다”며, “한국은 총괄회장제인 반면, 미국의 시니어 센터는 팀장 중심의 기능별로 운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음악 팀장이, 또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은 스포츠 팀장이 운영을 맡아서 하는 식”이라며, “총괄회장도 필요하지만, 운영체제는 내각제로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개최된 제23회 서울시장기 서울어르신시니어올림픽 대회에서 고광선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회장 취임 후 구회장 수당 2배, 경로부장 증원으로 관리 경로당 수 줄여

회장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인 사업은 구회장의 수당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배 인상한 것과 경로부장이 관리하는 경로당 수를 200여개에서 점차적인 인원 증원으로 현재 50개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꼽았다. 25년 청량리 역사 건립에 맞춰 추진되고 있는 서울시연합회관 이전 또한, 고회장이 취임 전부터 공들여온 사업이다.

고회장은 “현재 용산구지회와 함께 사용중인 우리 회관은 약 300평 밖에 되지 않는다”며, “서울시연합회가 관리하는 경로당이 3473개, 회원들이 한 30만 명 정도인데, 여기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님하고 현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에서는 25년 이전에라도 적당한 공간이 나오면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제 공약이었던 액티브 시니어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지하철 역에서 회관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함께 협조를 요청했다”고 협의 과정을 전했다.

임기내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은 사업은 노인 무료 중식 제공

고회장이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노인 무료중식 제공이다. 현재 노인복지법에는 경로당의 중식 제공이 제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고회장은 “이 땅의 노인들이 가난을 물리치고 근대화 민주화를 이뤄 놓은 공신”이라며, “서독의 강부로 간호사로, 월남전 파병, 아랍 노동자로도 일해서 이 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놨는데 점심 한 끼 복지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 경로당의 경우 운영비와 인원을 대비해서 중식비를 계산해보면, 한 끼에 300원짜리 밥을 먹고 있다”며, “복장을 진짜 두들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로당 예산이 한 달에 40만 원에서 90만 원 정도인데 반해 회원이 많은 곳은 3백에서 4백명“이라며, 경로당에는 기본적으로 식사를 이렇게 해 드실 수 있도록 중식만큼은 국가에서 꼭 책임져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로당 무료 중식 제공은 임기 중에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맞이해 회원들과 가족 모두에게 인사를 남겼다.

고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펜데믹으로 어디 가시지도 못하고, 또 올 여름에는 무더위와 폭우로 인해 전국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참 힘들어 하셨다”며, “한가위를 맞이해 산들바람이 불어서 어르신들 그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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