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늘부터의 세계, 풀뿌리 기후주의자로( People! Be ambitious climate leaders! )
[기고]오늘부터의 세계, 풀뿌리 기후주의자로( People! Be ambitious climate leaders! )
  • 최선주 창작제작소 선 대표
  • 승인 2023.09.2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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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 창작제작소 선 대표,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2023년 한국 교육 수료)
최선주 창작제작소 선 대표,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2023년 한국 교육 수료)

집이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내가 보고 있던 것은 영화가 아닌 뉴스의 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집이 힘없이 주저앉아버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실제로 알래스카에서 일어났다. 

영하 50도는 돼야 하는 남극도 올여름 폭염을 피하지 못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무려 38도가 올라 영하 10도 선까지 높아졌고 빙하는 엄청난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지구 최대의 냉장고인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며 알래스카의 강물이 한꺼번에 불어나 순식간에 집을 삼켜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남극, 북극,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까지도 빠른 속도로 녹아 내려 주변 사람들의 삶을 위협할 것이라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는 화재, 갑작스런 폭우에 속절없이 잠기는 다리, 천천히 힘을 키우는 태풍, 언제고 기후변화는 위기에서 재앙으로 변해 이제 우리 앞에 무서운 그림자처럼 서있다. 이 그림자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섬뜩함마저 감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럴 때는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앞서 고민했던 사람들과 함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앞서 고민하고 행동했던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를 찾아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전 미국 부통령인 앨 고어가 2006년 설립한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해 기후 위기에 대한 글로벌 해결책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다. 

지난 8월 19일부터 20일, 한국에서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이 개최되었다. 이번 교육 행사는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의 글로벌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일부로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 행사였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정책부터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과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기후에 대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의 잠재 역량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한국은 혁신적으로 발전시켜온 기후 대응 솔루션을 실행하는데 있어 글로벌 리더가 될 잠재력이 높다. 이제는 이러한 잠재력을 행동에 옮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계 6대 배터리 제조업체 중 3곳이 한국기업이라고 한다.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이 될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공해 물질을 매 24시간마다 1억 6,200만 톤씩 방류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대한민국 기후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391장의 슬라이드를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발표한 앨 고어 의장은 발표를 마치고 다시 절뚝거리며 들어갔다. 그리고 이튿날 앨 고어 의장은 다시 단상 위에 섰다. 앨 고어 의장은 전날(19일) 기후 위기에 대해 발표한 프레젠테이션을 요약해 발표하며 다시 한번 기후위기에 함께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건 누구나 한국이 화석 연료로부터 벗어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 경제활성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를 높이고, 보다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기후 야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 목소리는 풀뿌리에서 나와야 한다. 여기에 모인 여러분들이 정부와 환경단체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이다. 

일정의 시간을 넘겨 호소하는 앨 고어 의장은 발표를 마치고 다시 절뚝거리며 들어갔다. 문득 그의 모습에서 절뚝거리는 지구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 경제 논리로 인한 자연 파괴가 이미 멸망을 향한 가속페달을 경쟁하듯 밟고 달려가고 있다. 절뚝거리며 기상이변으로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지구의 모습을 외면한 채 말이다. 

기상이변 앞에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나로 시작해서 내 주변을 바꿔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조금 더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탄하는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로 했다. 내년에는 더 심한 폭염과 폭우, 어떠한 이상기후가 눈앞에 펼쳐질지 알 수 없으니... 이제 나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하는 만큼 기후야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클라이밋 리얼리티의 2030 비전은 넷제로를 위한 4가지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배출 감축, 기후 금융, 그린워싱 방지, COP28이 그것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생존을 위한 기후리더여야 한다. 그리고 기후리더로서 기후야망을 높이는 4가지 글로벌 캠페인에 여러분도 동참하기를 바란다. boys! be ambitious(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People! Be ambitious climate leaders!  를 외쳐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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