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 '장관의 가치, 품격'에 대한 단상
[ 시론 ] '장관의 가치, 품격'에 대한 단상
  • 박춘식 기자
  • 승인 2023.09.08 16: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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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식 논설위원

지난달 집중호우에서 발생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장관의 행보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대통령의 뜻을 보좌하기 위해 애꿎은 귀한 생명의 수사를 지연시켰고 더욱이 수사단장을 수괴 항명죄로 구속까지 시키려 했던 행위는 만시지탄의 대상자가 이종섭 장관 스스로임을 무능함으로써 증명해 냈다고 본다.

이종섭 장관 본인도 군 출신 인사다. 군에서 그의 오랜 재직 경험을 대입해 보면 군에서의 보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지휘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게 몸에 본능적으로 베어 있었을 터이다.

이런 이유로 수사단장의 보고서에 즉시 서명하였음은 오랜 조직생활에서 몸에 벤 자연스런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군 지휘관을 거쳐 오늘날 장관직의 영예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에 서명할 당시에도 확신은 없었다” 라는 궤변을 통해 군을 와해하고 국방부를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국격을 훼손하였다.

저런 모습의 인사가 군단장이 될 수 있고 또, 장관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유추케 한다면 적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평가할지 아찔한 생각마저 든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에서 비통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박정훈 대령이 수사단장으로서 그간 발현된 기록들을 보면 자신의 보직을 충실히 수행하였음이 충분히 읽혀진다. 따라서 당연히 어떠한 죄도 성립할 수 없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 처리를 함으로써보다 빠르고 공정하게 채 상병 수사를 할 수 있는 타이밍과 적법성을 유지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종섭 장관으로부터의 국무회의 보고 과정에서 사단 지휘관의 수사포함 여부에 대하여 보고받은 윤석렬 대통령이 크게 분노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설령 대통령이 지휘관의 수사 포함 여부에 대해 대노하고 반대했다 하더라도 이는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다. 즉, 대통령 또한 “지휘권자” 라는 의미다. 여기서 지휘권은 다르게 해석하면 기업에서의 경영권 과도 같은 개념에 해당된다. 기업에서 경영권은 기업의 제도와 원칙을 때로는 뛰어넘는 우선권을 갖는다. 성과로 얘기하는 부분이 크다는 뜻이다. 하물며 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통수권자의 지휘권은 기업의 경영권보다 훨씬 강력하고 뛰어나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지시에 대하여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보고서를 결재할 때도 확신은 없었다” 라는 이종섭 장관의 변명에 불과한 발언 부분이다. 대통령 뜻을 무조건 따를 목적으로 국무위원이라는 위치에 필요한 세련되거나 우아함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애꿎은 부하 죽이기 방법을 선택한 점. 수괴 항명죄 혐의를 씌운 부분이다.

이종섭 장관의 어설픈 충성심이 대통령으로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행사 되어야 하는 군 지휘권의 의미를 크게 훼손케 하는 빌미만 제공했다. 또, 투철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수행한 소중한 부하에게반역에 해당되는 중범죄 혐의를 생산하였다.

본인이 현명한 판단을 하였다면 상명하복의 위계는 물론 모두의 명예도 지켜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채 상병의 소중한 희생을 진흙탕속으로 끌어들였다. 대통령에게는 부담을 안겼다. 군의 명예 실추 외에도 보직 수행 당사자들에게 커다란 회의감을 주었음은 물론 사건 본질을 정치화 하는데 기폭제 역할로 전개 시켰다.

이종섭 장관의 무능함을 통해서 과거 정권의 데자뷰를 느낀다.리더를 뽑았더니 누군가의 뒤로 숨어서 책임을 회피하고 결국은 정권까지 무너졌음에 대한 그 기시감!

채 상병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파악되기 위해서는 이종섭 장관이 하루빨리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야만 한다고 본다.

가치와 품격을 갖춘 인사가 그 자리를 대신하여 좀 더 시스템의 활용도가 빛을 발하고 자신의 직무를 통해 보람을 얻을 수 있도록 장관은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는 국격으로 나타난다. 장관이 품격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모두를 지킬 수 있었음에도 모든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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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2023-09-21 05:14:05
지킬수 있었음에도 모든것을 잃었다.
함축적으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아울러 품격과 책임의 무게감에 대하여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보아집니다

강신우 2023-09-08 18:59:14
글 잘썻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