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선 의 인사이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여자선수 상의탈의 세러모니가 주는 짜릿함
[류지선 의 인사이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여자선수 상의탈의 세러모니가 주는 짜릿함
  • 류지선 칼럼전문기자
  • 승인 2023.08.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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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스타그램 @asisat_oshoala

푹푹 찌는 더위로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는 요즘,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는 우리에게 대 리만족의 기쁨과 동시에 시원함을 선사한다.

특히 요즘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피파 월드컵여자 경기는 이제껏 몰랐던 여자 축구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전세계인의 관심 을 모으고 있다. 남자 선수들 못지않는 스피드와 돌파력에 여성만의 섬세함까지 더하며 흥미 를 더한다.

그중에서도 지난 27일 조별리그전 B조 나이지리아와 호주 경기에서 나이지리아 선수 아시사 오쇼알라(Asisat Oshoala)가 호주를 상대로 역전승 쐐기골을 넣은 직후 상의 탈의를 하며 세 러모니를 한 장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오랫동안 나이지리아에서 살면서 느낀 나이지리아 여성의 강인함과 자신감이 바로 이 사진 하나가 대변하는 것 같아 남자선수들의 상의 탈의 장면보다 더 멋지고 대견하게 느껴졌다.

오쇼 알라는 아프리카 여자축구선수로는 거의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력이 화려하다. 2015 년 영국 리버풀에 입단하여 그해 ‘BBC 올해의 여자축구선수상’을 수상하고 아프리카 여자축 구선수상은 5번이나 수상을 하였다. 현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클럽에서 뛰고 있으며 나이지 리아 국가대표선수로서 월드컵에 2014, 2019년에 이어 3번째 출전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자 축구선수이기도 하다.

반면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오쇼알라는 중학교때부터 축구에 관심을 보이며 선수가 되고자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하여 축구경기를 한 날에는 할머니집에 몰래가서 자고는 했다 고 한다.

이는 나이지리아의 전형적인 문화이기도 하다. 나이지리아인들은 축구가 거의 국가 스포츠처럼 보편화되어 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지만 여전히 남성의 전유물이다. 보수 적인 가부장 문화성이 강하여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여자는 일단 집을 돌보고, 음식을 하고 육아를 해야 한다는 관념이 강하다.

오쇼알라가 상의 탈의 세러모니를 했을 때도 이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 소셜미디어에는 ‘무슬림 여성으로서 어떻게 상의탈의를 하고 세러모니를 할 수가 있는가? 피 파는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고 오쇼알라는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한다 (Nora Wilbor)’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 아빠는 내가 세레모니 한 방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건데, 인생은 매순간들의 모음집이다.’라고 올렸다.

이에 그녀의 행동이 부적절하고 과잉액션이었다고 반응했던 많은 댓글들의 태도가 달라지며 ‘가정교육을 잘 받은 아이구나. 너의 아버지는 그래도 너를 자랑스러워 하실꺼다. 괜찮다. 너 의 행동이 과한건 사실이지만 용서해주마.’라는 식의 댓글이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장식 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여자축구대표팀 슈퍼 팔콘(Super Falcon)’ 또한 이번의 여정이 쉽지 않았다. 월 드컵 경기 준비를 위해 출국 전 자국에서 예정된 캠프가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로부터 갑자기 취소되어 선수들이 제대로된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축구대표님 감독인 왈드럼(Randy Waldrum)가 공개적으로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한편 피파에서 본선진출 선수들에게 만오천유 로 (약 2천만원)를 지급하겠다고 하자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애초에 지급하기로 한 본선 진 출 보너스를 취소하여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이에 월드컵 첫 경기부터 보이콧하겠다고 항의하기도 하였다.

결국 호주를 상대로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승리를 하자 영국 아스널 프로축구 출 신의 방송인 이안(Ian Wright)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선수들에게 지불하시오(Pay them)!’ 라고 쓰며 나이지리아축구협회(NFF)를 바로 지명했다.

나이지리아 여자축구대표팀 슈퍼팔콘 단체 사진 출처: pulse nigeria

이에 축구협회는 선수들에게 밀린 월급과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하였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2016년 아프리카컵 대회 당시 나이지리아 남녀 대표팀이 모두 본선에 진출했을 때 남자선수 들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조별리그에서 이긴 경기에 대해 선수당 5천달러 (약5백2십만 원)가 지급되었으나 여자선수들은 남자선수들의 1%인 50달러를 받았다. 따라서 이러한 성불평등과 악조건에서도 당당하게 승리를 자축한 오쇼알라 선수의 모습이 더욱 소중하다.

이를 계기로 여자 축구가 더욱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아가 나아지리아 여성들의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가 사회에서 더욱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열악한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여기까지 꿋꿋하게 올라온 나 이지리아 여자 축구팀에게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의 여정을 응원한다.

* 류지선기자 프로필: 통신업계에 종사하며 아프리카 10여개국을 경험하고 나이지리아에서 7 년 동안 거주하며 민간, 공공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현재 국제개발협력 컨설턴트이자 IT 정책 박사과정 중이며 [있는그대로 나이지리아] 저자로서 블로그, 강연 등을 통해 아프리카 전 문가로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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