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vs 남편.. 명절스트레스 극복하기
아내 vs 남편.. 명절스트레스 극복하기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09.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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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vs 남편.. 명절스트레스 극복하기

5남매 중 첫째 맏며느리인 신정미(가명, 46세) 씨는 명절만 되면 정신과 외래에 찾아와서 아예 입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딱히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다. 5명의 형제자매 중 맏며느리 다 보니 차례상 준비에서부터 시댁에 머무르는 동안 10여 명이 넘는 대식구의 식사준비와 청소, 빨래, 명절손님 치르기 등 모두 맏며느리인 김 씨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혼이후 줄 곳 분가해서 살아온 김 씨에게 연휴기간 내내 시부모님과 같이 지내야하는 어려움은 육체적인 고단함보다도 더욱 심한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밤잠을 설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변비가 생길 정도라고 한다.

주부 10명 중 9명, 남편은 7명이 명절스트레스 

명절을 앞두면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답답하며 소화도 잘 안되고 신경까지 예민해지는 주부들이 많다.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대한 걱정이 앞서다보니 여러 신체적인 이상 증상과 우울증으로 까지 발전하는 이른바 스트레스성 질환의 하나인 '주부 명절스트레스' 또는 '주부 명절 증후군'이다.

주부 10명중 9명, 남편도 7명 정도가 '명절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한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최근 추석을 앞두고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그 원인으로는 여성 32.2%가 음식준비를 손꼽았고, 경제적 부담(23.2%), 시댁방문(16.1%), 손님치레(14.4%), 고부갈등(6.1%), 교통체증(5.0%)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경제적 부담(36.1%), 아내의 짜증(24.4%), 교통체증(18.5%),고부갈등(11.6%), 벌초/성묘(4.8%), 처가방문(2.0%) 순으로 꼽았다.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여성의 74.9%, 남성의 69.7%가 부부싸움을 경험한다고 한다. 명절스트레스의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주부 명절스트레스란

명절이라는 즐거워야 할 가족 전체의 큰 모임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로 크게 작용하여 여러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설이나 추석에 해당되며, 명절 전후 2~3일이 제일 심한 증상을 보이며 대개는 1주일 정도 겪는다. 명절을 지내고 나면 씻은 듯이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후유증이 2주 이상 계속되게 되면 적응장애, 또는 우울증 등을 생각해야 한다. 만일 주부 우울증으로 진행될 때는 정신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우울증상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한다.

주부 명절스트레스 원인과 증상

명절스트레스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는 많은 식구들이 모이는 번잡함이나 과다한 가사노동, 나아가서는 남녀불평등, 고부갈등 등이 두드러진다. 이면에 감추어진 시댁간의 갈등, 동서간의 경쟁의식, 형제자매간의 비협조, 생활 경제 수준의 차이 등도 작용한다. 심지어는 늘 명절대목에 맞추어 치솟는 고삐 풀린 물가, 고향 가는 길의 장거리 교통체증까지 겹쳐 주부 명절 스트레스의 무게를 더 해준다.

이러한 원인으로 “짜증이 난다”, “답답하다”, “머리가 아프다”,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다”, “심란하고 우울하다“ 는 호소가 많고, 현기증, 호흡곤란, 허탈감 등의 여러 증세를 보인다. 실제적으로 음식 마련을 위해 무거운 것을 들기도 하고, 장시간을 한 자세로 오래 지내다보면 허리, 무릎, 어깨, 목 등 관절주변에 근육경련이나 인대가 손상될 수도 있다. 

주부 명절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첫째, 아내의 가사노동을 골고루 분담해야 한다. 손 하나 까딱거리지 않는 시댁 식구들과 그 조상들을 위해 음식상을 준비하면서 주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이고 화가 날 것이다. 이를 표현조차 못하고 안으로 삭혀야만 한다. 더욱이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다 보니 시부모, 동서, 시누이들 간에 생기는 심리적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다.

둘째, 경제적 부담을 줄여라. 선물이나 경비 부담도 식구들 형편에 맞추어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여 서로 배려함이 중요하다. 사소한 곳에서 감정이나 자존심 상하는 문제가 발행하기 마련이다.

셋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긍정적 대화를 나눠라.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교류가 중요하다. 대개 어렵게 모여서는 식사만 하고 교통사정을 핑계로 곧 헤어지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평소 상호간에 교류가 없다가 대화를 하면 그 만큼 서로의 이해의 폭이 좁아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부엌일을 분담하지는 못할지언정 남녀평등의 문제를 인식하는 남편들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주부 건강에 남편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고 주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다섯째, 종종 쉬면서 일해라. 좁은 주방에서 한 자세로 장시간 일하다보면 허리, 무릎, 어깨, 목 등 관절주변에 근육경련이나 염좌(인대손상)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주부는 편안한 자세로 종종 휴식을 취해야 한다.

남편의 명절스트레스

 

주부뿐만 아니라 남편들도 나름대로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다. 남편의 경우는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맨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느 한편을 들기도 어렵다 보니 아예 상관하지 않고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경우가 다반사. 아내를 따르자니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부모님이나 다른 형제들에 대한 죄책감이 들고, 부모님이나 가족들을 따르자니 아내의 반발이 두렵다. 결국 아내와 다투게 되던가 아니면 본가와 멀어지던가 하게 된다.

  

대개는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서로 간의 가족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오해를 사기도 하고, 무심코 툭 던지는 말 한 마디에 크게 상처를 받아서 갈등이 시작된다. 자신의 입장에서 과도하게 요구를 하고 자신에게 맞추라고 하기 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최소한의 사항만 요구한다면 함께 지내는 명절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남자들은 머리로만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내에게는 아내 편을 기분좋게 들어주고, 본가에서는 그럴듯하게 둘러대면서 대처하는 것이 지혜롭다.

 

■ 담당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 (02-380-3750)

<배원숙 기자 baeluv@kd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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