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제프 벡(Jeff Beck) 7년만의 신보
[음반]제프 벡(Jeff Beck) 7년만의 신보
  • 황태환 기자
  • 승인 2010.03.09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motion & Commotion

[데일리경제]살아있는 기타의 神 제프 벡이 자신의 15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7년 만의 신보 <Emotion &Commotion>를 오는 18일 발매한다. 이번 신보는 내한 공연을 기념하여 한국에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폭발적인 열정 보다는 서정적인 원숙미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제프 벡의 명성에 버금가는 최고 아티스트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프로듀서로는 버글스(Buggles)와 예스(Yes), 그리고 아트 오브 노이즈(Art Of Noise)를 거친 트레버 혼(Trevor Horn)과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 심플 마인즈(Simple Minds)등 과의 작업으로 잘 알려진 스티브 립슨(Steve Lipson)가 참여해 록과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으며, 세션으로는 프랭크 자파(Frank Zappa)와 조니 미첼(Joni Mitchell), 스팅(Sting)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해온 두 말이 필요 없는 드러머 비니 콜래우타(Vinnie Colaiuta). 그리고 역시 스팅을 비롯하여 웨인 쇼터(Wayne Shorter), 아트 블래키(Art Blakey), 브랜포드 마살리스(Branford Marsalis) 등과 활동했던 재즈 피아니스트 제이슨 레벨로(Jason Rebello), 재즈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호주 출신의 젊은 여성 베이시스트 탈 윌큰펠드(Tal Wilkenfeld)가 제프 벡과 더불어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보컬리스트가 참여한 것도 매우 색다르다. 영국 최고의 여성 R&B 싱어 조스 스톤(Joss Stone)과 아일랜드 출신의 가수 이멜다 메이(Imelda May), 탁월한 오페라 가수 올리비아 세이프(Olivia Safe)가 몇몇 곡들에서 보컬을 맡아 우리시대 기타 거장의 원숙미를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빛내주고 있다.

이 앨범을 대표할 수 있는 감정은 편안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전작까지 이어져왔던 폭발적인 열정 후 아티스트가 도달한 원숙함의 경지로 보인다. 지난 40여년 간 일렉트릭 기타 하나로 격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다채로운 실험을 지속해온 제프 벡은 이 앨범을 통해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불을 뿜는 듯한 기타 플레이와 더불어 그 반대편의 영역에 위치한 서정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수록곡들 중 우선 눈에 띄는 건 우리에게 친숙한 여러 작품들이다. 중세의 캐럴(성가)을 모티프로 한 성스러운 곡 ‘Corpus Christi Carol’과 제임스 셸튼(James Shelton)의 1950년 작 ‘Lilac Wine’은 제프 버클리(Jeff Buckley)가 자신의 유일작 <Grace>(1994)에서 리메이크 했던 곡들이다. 제프 버클리의 앨범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던 제프 벡은 이 두 작품을 연주곡으로 녹음했고 이 중 ‘Lilac Wine’ 은 이멜다 메이의 목소리가 추가되어 수록되었다. 내면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해낸 그녀의 보컬은 중반 이후 펼쳐지는 제프 벡의 가슴 찡하도록 아름다운 기타 연주와 더불어 곡에 생명력을 부여해준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의 주제곡 ‘Somewhere Over The Rainbow’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의 유명한 아리아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도 눈에 띈다.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Screamin’ Jay Hawkins)가 1956년 발표했던, 이후 애니멀스(Animals), 아서 브라운(Arthur Brown), 니나 시몬(Nina Simone), 탐 웨이츠(Tom Waits),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연주한 ‘I Put A Spell On You’는 조스 스톤의 목소리로 ‘우아한’ 블루스 록으로 재탄생 했다.

4곡의 오리지널 곡들이 전해주는 감흥 역시 커버 곡들 못지않다. 제프 벡 고유의 향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멋진 록 기타 연주곡 ‘Hammerhead’는 30여 년 전 얀 해머와 행했던 작품들을 연상케 하며, 키보디스트 제이슨 레벨로와 함께 작업한 ‘Never Alone’과 가벼운 퓨전 성향의 ‘Serene’에 담긴 서정성이나, 조스 스톤이 열창하는 또 하나의 작품 ‘There’s No Other Me’의 펑키한 리듬과 강렬한 기타 연주는 이 노장의 사그라지지 않은 역량을 말해주는 요소들이다.

제프 벡의 <Emotion &Commotion> 수록곡을 들을 수 있는 내한공연은 오는 3월 20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데일리경제 황태환 기자 good1985@empa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