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재정차관, 금통위 정례 참석(상보)
허경욱 재정차관, 금통위 정례 참석(상보)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0.01.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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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정례적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8일 열리는 금통위부터 허 차관이 참석해 현 경제상황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허 차관은 의결권이 없는 열석 발언을 통해 아직도 불안한 현 경제상황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한국은행법 제91조는 "기획재정부차관 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열석해 발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재정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한 경우는 모두 네 차례다. 지난 `98년 4월9일과 `99년 1월7일과 28일 정덕구 전 차관이 세 차례, `99년 6월 엄낙용 전 차관이 한 차례 참석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알맹이가 없었다. 조직분리에 따른 설명과 취임 이후 인사차 방문한 것으로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없었다.
 
관례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예외적 경우에만 금통위에 참석해왔기 때문이다.
 
허 차관이 정례적으로 금통위에 참석해 열석 발언하겠다는 것은 이전의 사례와는 다르다.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에 정부가 중앙은행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밖엔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출구전략 시점과 관련 정부가 금리인상을 막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08년 강만수 경제팀과 한국은행 간에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시 최중경 차관이 금통위에 열석해 발언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재정부와 한은의 갈등은 극에 달한 바 있어 재정부의 이번 카드는 파격적이다.
 
이에 대해 윤 국장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정부와 중앙은행간 정책공조 필요성 때문"이라며 "금통위에서의 논의를 통해 정책당국간 의견을 교환하고,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과 영국에서는 정부대표가 중앙은행 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일본은 재무대신이나 내각부 경제재정담당 대신이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는 관례적으로 재무성 부대신과 내각부 심의관이 매월 1~2일간 개최되는 일본은행 정책위원회에 참석한다.
 
영국은 재무부 대표자에게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 열석발언권이 부여된다. 현재 재무부 거시재정정책관(차관급)이 통화위원회에 참석한다.
 
재정부는 국회에서도 권고했고, 한은의 실무자들과의 논의과정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며 정례화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지난 9월 한은법 논의과정에서 국회 기획재정위 강봉균, 박종근 의원 등은 정부가 법상 열석발언권이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국장은 "그동안 금통위의 독립성이 충분히 존중돼 운영되는 기반이 제도적·관행적으로 형성된 만큼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무자간 논의과정에서도 한은은 큰 무리없이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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