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대한항공 아시아나인수에 "재벌특혜 안돼..정부, 경영진에 대한 확실한 견제책 제시해야"
경실련, 대한항공 아시아나인수에 "재벌특혜 안돼..정부, 경영진에 대한 확실한 견제책 제시해야"
  • 오석주 기자
  • 승인 2020.11.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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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경실련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재벌특혜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경쟁제한 방지 추진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경실련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진 오너가에 대한 엄격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즉,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5조원의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1.8조원(신주 1.5조원과 영구채 0.3조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지원에 대해 시장에서는 산은이 경영권 분쟁이 일고 있는 한진칼의 백기사를 자처했고, 항공산업 재편으로 인한 독점문제까지 발생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은은 투자합의서에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위한 위원회 설치를 통한 오너일가 갑질 발생과 경영성과 미흡시 경영진 교체,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의 조항이 있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산은이 제시한 내용은 국민혈세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내용과 항공산업의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비판하면서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투명경영 확립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산은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추천하여, 경영진에 대한 엄격한 견제와 투명경영 확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진칼 이사진은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인을 합쳐 총 11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례가 있다. 이러한 갑질 기업에 8천억원이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산은이 철저하게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인사를 반드시 사외이사로 추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오너일가에 대한 올바른 견제는 물론, 투명경영의 확립을 통해 혈세낭비를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역시 합병 심사에서 경쟁제한성과 마일리지 합산 등에서 소비자 피해를 엄격히 평가하고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22.9%와 19.3%였고, 양사의 저가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합칠 경우 약 62.5%로 점유율이 올라간다.

경실련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치적 판단에 휘둘리지 말고, 노선 별 관련시장을 획정하여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는 구간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해야 하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토록 실효성 있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면서 "나아가 양사의 통합으로 인한 마일리지 합산에서 소비자 피해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방지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정부와 채권단이 통합 대형항공사가 저가항공을 자회사로 두지 않도록 해, 저가항공의 성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양사가 합병되어 일반적인 대형항공사(FSC)가 저가항공사(LLC)를 자회사로 둘 경우 저가항공 산업의 성장이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형항공사와 경쟁해야 하는 다른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현재 매우 어려운 경쟁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와 채권단에서는 양사가 통합 후 저가항공사를 자회사로 두지 않는 방안을 수립해 저가항공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과거 정부가 개입한 기업구조조정과 인수합병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서, 노동자와 국민들이 그 책임을 떠안는 전례들이 많았다."면서 "'대마불사'라는 말처럼,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살려 놓은 기업들은 다시 재벌들의 품으로 돌아가는 악순환까지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벌 총수일가에 특혜를 주고 항공산업의 경쟁환경을 저해하는 방식 등으로 양사의 통합이 추진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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