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JYP에게 배우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JYP에게 배우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 변화디자이너 허일무 박사
  • 승인 2020.10.26 11: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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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박진영/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자료사진=박진영/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직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리더십과 조직문화라고 말한다. 특히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JYP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일반 조직과 기업이 효과적인 리더십과 조직개발을 위해 무엇을 해야 되는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현재 JYP는 BTS를 제외한 기업을 공개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시가총액 1조를 넘기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JYP의 성장과 성공은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혁신하며 상품성 있는 아이돌 그룹과 예능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성공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JYP의 외형적인 성과 뒤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효과적인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에 순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핵심은 두 요소 간의 일관성이다. 리더가 추구하는 조직문화와 리더십이 일치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는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거나 수정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수단을 활용한다. 리더가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실질적 행동과 상징적 행동이 있다. 실질적 행동은 조직문화에 적합한 관행을 제도화하기, 전략과 조직구조·보상 및 인센티브·업무환경설계를 문화와 일치시키기 등이 있다. 상징적 행동은 자신이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행동의 모범 보이기, 조직문화와 관련된 중요한 업적에 대한 인정 및 공식적인 축하 그리고 중요한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JYP 박진영 PD의 방은 대형 엔터테인먼트의 회사의 대표답지 않게 공간이 협소하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는 이에 대해 “책을 볼 일이 많아져서 방을 따로 만든 것인데 사실 이 공간도 제가 생각한 거 보다 커서 너무 아까운 거예요, 왜냐하면 이 공간을 조금 더 나누면 직원들이 다른 공간을 더 쓸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박진영PD가 실리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진영은 자신의 직함을 PD(producer)라고 표현한다. 1대 주주로서 회장님이라고 불려야 하지만 계속해서 창작활동을 하는 플레이어 즉 딴따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자신을 막대하고 편하게 생각해서 같이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그 안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JYP에는 박진영PD가 직접 만든 업무 매뉴얼이 있다. 이 안에는 JYP의 비전, 가치, 스타일, 시스템, 리더십, 정체성과 관련된 내용들이 세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JYP가 지향하는 조직문화(J-WAY)를 담은 책이다. 이러한 가치체계를 만든 이유는 돈을 가장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라 리더로 인정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이다. 다른 기업들이 JYP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업계의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방송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하자 한 출연자는 “이것을 이렇게 외부에 공개해도 되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진영PD는 “이것을 안다고 해서 회사가 이렇게 되지는 않아요. 기업문화라는 것이 하루에 생기는 게 아니어서 이거 다 공개해도 돼요”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JYP는 방송관계자들에게 2차 술접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방침을 정했을 때 내부 직원들은 2차 접대를 하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박진영PD는 회사가 망해도 좋으니 앞으로는 2차 접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 이후 이것은 JYP에서 하나의 불문율이 되었다.

또한 박진영PD가 오래 전부터 직원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중요하게 강조하는 세 가지 덕목이 있다. 그것은 진실, 성실, 겸손이다. 이는 박진영PD가 2015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준비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박진영은 연습생들에게 “좋은 가수이기전에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실력보다 인성이다. 나도 예전에는 사석에서 욕을 썼다. 하지만 2010년부터 생각이 바뀌었고 이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겸손에 대해서는 이렇게 강조했다. “마음 속부터가 겸손해야 한다. 너희 차 운전해 주시는 분, 너희 옷 들어주는 언니 이런 분에게 행동으로 잘하라는 게 아니라 마음속으로 진짜 고마워해야 한다. 겸손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 근데 문제가 살다 보면 위기가 온다. 이 위기 때 주변 사람 도움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그 위기를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박진영PD는 여전히 노래와 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발성연습을 하고 춤추면서 노래해도 숨이 차지 않기 위해 매일 운동하는 루틴을 20여년 가까이 실천하고 있다. 이것은 스스로 성실을 실천하여 롱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이다.
조직의 복리후생이나 제도는 문화를 반영한다. JYP의 사내식당은 유기능 재료를 사용한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을 위한 식사에 매년 수십억을 투자하는 것은 직원들 개개인을 인간으로서의 존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여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반영된 것이다.

조직문화는 하루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화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총제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신념, 규범, 태도, 가치, 가정 및 일하는 방식이며,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전해지면서 오랜 기간 일관성을 갖고 실천할 때 만들어진다. 물론 JYP처럼 조직의 가치체계를 갖춘 기업들은 많이 있다. 각 기업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럴 듯하게 명문화되어 있다. 그러나 JYP처럼 리더가 조직의 가치와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고 직접 실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 리더들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과 가속화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직의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박진영PD의 리더십 그리고 JYP의 조직문화는 많은 조직의 리더들에게 중요한 방향과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첫번째, JYP처럼 도전하고 혁신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경험과 지혜를 쌓으며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시장에 내 놓아야 한다. 두번째 올바른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업의 특성과 사회적 변화에 맞는 올바른 가치관과 문화를 구축하고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세번째, 리더의 솔선수범이다. 박진영PD는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자신이 먼저 실천한다. 리더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 메시지가 되는 것만큼 변화의 영향력이 큰 것은 없다.

그래서 알버트 슈바이처는 이런 말을 했다.“모범을 보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이다.”

■경력

∙ (현)HIM변화디자인연구소 대표/경영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 장안대학교 외래교수∙ 엑스퍼트컨설팅 전임교수
∙ IGM, 한국생산성본부 겸임교수
∙ 삼성에스원 지사장
∙ 변화디자이너(특허청 서비스표 등록 제41335267호)’

■주요활동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및 다양한 공공기관과 방송에서 리더십, 변화관리와 관련하여 인사이트가 있는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더 체인지,2020》 《노와이,2017》, 《차이를 만드는 습관, 2015》, 《습관다이어리 365+1,2015》, 《체인지웨이,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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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헌 2020-11-04 10:42:13
어느때보다 조직의 존립과 성장이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도움이 되는 칼럼 잘 읽었습니다.